블랙홀, 8집 ‘Hero’ 발매
먼저 블랙홀은 지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만 3년이라는 시간을 쓸 정도로 이전과 다른 정교한 녹음작업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블랙홀의 리더 주상균은 부산국제록페스티벌에서 협연한 바 있는 독일의 메탈밴드 RAGE의 기타리스트이자 프로듀서인 빅토르 스몰스키(Victor Smolski)와 공동으로 이번 8집을 제작했다.
'HERO'를 받아 든 청자들이 블랙홀에 대한 호감여부와 상관없이 먼저 들 수 있는 느낌은 바로 우리나라 메탈앨범의 플레이와 녹음수준이 이전과 확연하게 다르다는 것. 라이브, 베스트, 발라드앨범을 포함해 10장이 넘는 앨범을 낸 블랙홀은 8집에 이르러서야 "이전 녹음방식은 헛 것"이라고 토로하며 한 음 한 음 정교하게, 그러면서도 강렬한 힘이 느껴지는 놀라운 수준의 앨범을 우리 앞에 내놓은 것이다.
사실상 이번 앨범은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구조를 가지는 것으로, 앨범의 전곡을 작사작곡하는 주상균은 한 인간의 탄생과 죽음까지의 일생을 노래하고 있다. 실제로 주상균은 "이 앨범은 한 곡, 한 곡이 조합하여 전체의 스토리를 이룬다"며 "앨범 전체가 한 곡"이라고 말한다. 그 중에서도 놓치지 말고 들어봐야 할 곡은 첫번째 곡 '삶'과 마지막 곡 'Ugly hero'. 주상균은 '삶'에서 "공허하나 가득하고, 멀리인 듯 가까이에. 찰나이나 영겁이며, 미진하나 존귀하다 무지만야"라고 마치 불경을 외는 듯한 보컬을 들려준다. "서양음계를 쓰지만 멜로디나 창법에서 한국 헤비메탈 밴드라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는 주상균은 이번 앨범에 아쟁과 대금, 바람소리를 함께 담았다. 과거 3집 '녹두꽃 필때에'나 4집 Made In Korea에서 들려준 우리네 '한'의 정서가 이번 'Hero'에서는 한층 완성도 높은 모습으로 다가온다.
'Ugly Hero'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 만든 곡으로 '무엇이 정의이고 무엇이 악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헬리콥터 프로펠러의 잔향과 기관총, 포탄음으로 듣는 이를 전장 한 가운데로 몰아넣는 블랙홀은 날카롭게 작렬하는 기타와 묵직한 더블베이스 드러밍을 선사한다. 연주음 속에서도 유러피안메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멤버들간의 균형잡힌 화음은 또 다른 발전상이다.
이러한 퀄리티의 음반이 나오게 된 데에는 주상균과 빅토르 스몰스키의 프로듀싱 외에 한층 발전한 우리의 녹음기술도 한 몫 했다. 특히 마지막 보너스 트랙 '삶'은 우리나라 이머시스사가 개발한 첨단입체음향 기술에 의한 곡으로, 스피커로 재생할 때 전후좌우로 살아 움직이는 듯한 기타음과 효과음을 들을 수 있는 세계최초의 시도다.
이번 앨범에 대해 주상균은 "힘들게 살아야 하는 이 시대에 묵묵히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 당신이 HERO"라며 "스스로 영웅이려 하는 사람들이 아닌 바로 당신을 위해 앨범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HERO', 블랙홀. 2005년 5월 25일 발매. SonyBmg.)
기타보컬 주상균, 베이스 정병희, 기타 이원재, 드럼 이관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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