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첫 여성 장례지도사 1호 심은이 씨, ‘아름다운 배웅’ 출간
- 우리나라 첫 여성 장례지도사가 전해주는 삶의 마지막 풍경
아버지의 영정 앞에서 재산싸움을 하는 형제들, 아내가 죽었는데 화장실에서 큰소리로 웃는 남편, 자고 있는 것 같으니 딸에게 심폐소생술을 한 번 더 해달라고 애원하는 아버지, 엄마가 죽은 줄도 모르고 뛰어다니는 어린 아이 등 저자는 빈소의 다양한 풍경들을 퀼트처럼 엮어놓으며 ‘내 눈에 비친 고인들의 마지막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 한다. 당신이 가장 멋진 이야기가 담긴 페이지의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고 썼다. ‘아름다운 배웅’은 살아 있는 동안 가족과 주위 사람들을 더 많이 사랑하게 되길 바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고인을 하나, 둘 보내드리면서 그 시간에 다다르면 아무것도 남지 않음을 보게 된다. 그럴 때마다 생각한다.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하고 찌꺼기 없는 마음으로 살자고.’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또한 죽음이 아니라 현재의 삶을 진지하게 돌아볼 기회가 되어줄 것이다.
마지막 길이 외롭지 않도록 배웅해드립니다, 아름다운 이색 직업 장례지도사
한때 간호조무사로 중환자실에서 근무했던 저자 심은이 씨는 영안실에서 올라온 직원들이 고인을 물건 다루듯 하는 것을 보고 고인에 대한 존중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장례지도사가 되었다. 처음엔 자신의 직업을 이야기하면 도망가고 무서워하는 사람들 때문에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삶과 죽음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자신의 직업에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 저자는 생명이 떠난 고인에게 시신이나 시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이승의 삶이야 어떻든 마지막 길에서는 누구든 외롭게 떠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고인에게 정성을 다한다. 먼 길 아름답게 떠나도록 고인의 몸을 깨끗이 닦아주고 곱게 화장도 해준다. 살아생전 의족에 의지했던 고인에겐 다리를 만들어주고 세상의 빛도 보지 못하고 떠난 아기들을 위해서는 하얀 종이 관에 꽃도 꽂아준다.
고인의 삶과 유가족의 슬픔에 함께 웃고 울어주는 장례지도사. 이 책을 읽고 나면 저자와 같은 사람에게 마지막을 부탁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언젠가는 우리 모두 같은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을 공감하기 때문이다. 죽었다고 해서 자신의 몸이 함부로 취급되길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well-being이 당연하게 인식되는 것처럼 이제는 well-dying, 세상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 인간의 존엄을 생각해야 할 때이다. 따라서 쉽지 않은 일이지만 마지막 떠나는 길을 배웅해주는 장례지도사라는 직업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되는 시점이다. ‘아름다운 배웅’을 읽는 동안 죽음을 배웅하는 모습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가 되는 것은 물론, 장례절차나 장례지도사라는 이색 직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도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저자 소개
- 2001년 서울보건대학(현 을지대학교) 장례지도과 1기 졸업
- 2001년~2003년 부산시 시설관리공단 영락공원 근무
- 2003년~2005년 명지병원 장례식장 근무
- 2005년~현재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장례식장 근무
언론보도
- 2001년 2월27일 중앙일보 기사 <마지막 길 정성껏 모실게요>
- 2001년 3월27일 부산일보 기사 <지상에서의 마지막 단장>
- 2002년 8월 월간 인터뷰 <이런 ‘사’자 직업 장례지도사 심은이>
- 2003년 5월23일 부산일보 기사 <망자의 길 인도 엄숙한 의식에 사명감>
- 2004년 5월14일 일간스포츠 돌발 인터뷰 <여성 장례지도사>
- 2004년 KBS 아침마당 출연 <국내1호 여성 장례지도사>
- 2007년 월간 ‘작은 것이 아름답다’ 기고
그 외, 평화신문, 가톨릭 신문, PBS 부산방송 등
프롤로그·
고마웠습니다· 남아 있는 사람의 슬픔· 무심한 하느님· 죽은 어머니는 시체일 뿐인가· 장례식과 월드컵· 부검 후 돌아온 고인· 뭐가 고마워요?· 화장실에서 웃는 남편· 100세 vs 24세· 가족이 많은 세실리아 할머니· 자신의 장례를 준비하는 마음· 태아에게 보내는 장미 한 송이· 부부싸움 후의 자살·
돌잔치 다음날· 시신을 기증하신 할머니· 죽음의 모습은 곧 삶의 모습· 봄과 자살· 독거노인의 쓸쓸한 죽음· 고인에겐 최저가, 빈소는 최고급· 배움의 터· 매장을 선택하는 유족들· 할머니의 남편· 부모님의 빈자리· 자살만은 안 돼요· 열세 살 루시아· 자녀들도 몰랐던 일· 쓸쓸한 준비·
조금만 기다리세요· 인간이기를 포기한 엄마· 곧 따라갈게, 기다리고 있어· 유가족이 쓰러질 때· 마지막 선택· 왜 이런 일을 해요?· 영정을 앞에 두고· 피해자와 가해자· 죽음을 통해 배우는 삶·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사람들· 호르몬과 자살· 젊은 친구의 죽음· 아름다운 손· 세 아기의 죽음· 사죄·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들· 무관심 속의 죽음· 날씨에 민감한· 누구의 말이 옳은 것일까?· 우리 아이 우짜노· 심폐소생술을 해 주세요· 한 달을 사이에 두고· 가난이 뭔지· 그러는 거 아닙니다· 연령회 회장님· 형제의 난· 마누라가 6개월밖에 못 산댜· 쓸쓸한 임종· 죽음이 삶을 가르친다·
히잡을 쓴 여인· 외식하러 나갔다가 쓰러진 아내· 루이제의 집· 오십 만 원보다 못한 죽음· 생과 사의 비교· 아버지의 뒷모습· 마지막으로 보고 싶은 마음· 악연· 마지막 가는 길이 외롭지 않도록· 하루 차이로 세상을 떠난 부부· 부모의 마음은· 한참 이쁠 때인데· 나보다 남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죽음으로 살아나다·
네팔인 근로자의 죽음· 신원미상· 어느 군인의 자살· 왜 아기만 데려가셨을까· 형님 먼저 아우 먼저· 4년 전을 기억합니다· 쌍둥이· 이승에서의 여섯 시간· 한 노인의 자살· 외아들· 너무나 다른 두 아이의 죽음· 임종을 지키지 못하는 자식들· 정신지체 딸을 먼저 보내고· 마음이 아프다· 숨기는 마음·
하늘도 무심하시지· 최고령 할머니·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다?· 둘이 아닌 죽음· 아빠 죽었어?· 이게 무슨 날벼락일까· 고인도 좋아하실까?· 50년 만에 만난 형님· 1초만 기다렸다면· 영혼을 위한 미사· 저 사람의 마지막 모습은 어떨까?·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세요· 타지에서의 외로운 죽음·
키워준 정· 해줄 수 있는 건 다 해주세요· 아기 마음을 알까?· 사람의 운명은 어디서 시작하는 걸까?· 우울증으로 아기까지· 혈투의 장· 아름다운 배웅· 그렇게 짧게 살다 갈 것을· 엄마의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 두 사람의 생명· 사랑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백만 원보다도 더 큰 삼백 원· 인연인지 악연인지·
대체 무슨 사연이길래· 종교가 무엇이길래· 어차피 소각할 건데요 뭐· 고인에 대한 예의· 순서도 예고도 없이 찾아오는 손님· 이럴 땐 나도 아파요· 왜 자꾸만 눈물이 나는 거지?· 서대문구 은갈치파· 꽃샘추위보다 더 혹독한 슬픔· 출장 장례서비스· 장례 그 후· 할머니라는 이름의 엄마· 살벌한 가족·
어머니를 버린 게 아니에요· 저 행복해요· 이제 엄마의 손을 놓아주렴· 하느님과의 타협· 가정의 달에 찾아온 불행· 엄마의 기대를 저버리고· 마음으로 만들어드린 한쪽 다리· 영혼을 위한 봉사· 너무 죄송합니다· 아빠, 무서워요· 가까운 분들의 죽음을 통해 배우는 삶· 내가 처음 맞은 가족의 죽음· 나는 행복한 사람·
에필로그··
- 본문 속으로
입관이 끝난 뒤, 유가족에게 상복을 내어 주는데 고인의 딸이 내 손에 닿지 않으려고 자신의 손을 얼른 피한다. 내 손이 자신의 손과 맞닿는 게 싫은 표정이 역력하다. 나도 순간 당황한다. 자신의 어머니를 만진 손인데, 단지 숨이 끊어진 어머니의 몸을 만졌다고 해서 그렇게 몸서리를 칠 수 있는 것일까.
- 죽은 어머니는 시체일 뿐인가
마침 우리나라 선수가 골을 넣었다. 상주들과 조문객들이 상장을 휘두르며 박수를 치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른다.
“지금 부모님 장례가 문제나. 월드컵이 먼저제.”
- 장례식과 월드컵
“우리 아이 아직 안 갔지요? 이것 좀 같이 넣어주세요.”
빨간 장미 한 송이와 ‘사랑하는 딸에게’라고 적힌 편지를 내민다. 콧등이 시큰해졌다. 사산아이기 때문에 아기의 얼굴도 보지 못했을 터인데, 죽은 아기에게 사랑을 보내주는 아버진 처음이었다.
- 태아에게 보내는 장미 한 송이
고인의 얼굴을 닦는 내내 아버지가 입관실 문을 열고는 애원한다.
“지금 잠시 자고 있는 것 같으니 다시 심폐소생술을 해주세요. 제발 다시 한 번만 더 해주세요.”
- 심폐소생술을 해주세요
수녀님께서 고인의 속 고쟁이 주머니에서 나온 삼백 원을 나에게 쥐어주셨다. 떠난 할머니께서 나에게 주시는 용돈이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미소를 띠신다. 며칠 동안 삼백 원을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 백만 원보다도 더 큰 삼백 원
유가족들과 상담하다 보면, 장의용품을 결정하는 부분에 있어서 “어차피 소각할 건데요. 뭐. 비싼 거 할 필요가 있나요?”라며 부모님을 화장한다는 말 대신 소각한다는 단어를 쓰는 상주들이 가끔 있다. ‘소각’이라니.
- 어차피 소각할 건데요 뭐
도서정보
도서출판 푸른향기(02-860-5663) / 심은이 지음(214쪽) / 발행일 2012. 2.10 / SBN : 978-89-92073-93-6 03810 / 값 12,000원
도서출판 푸른향기 개요
도서출판 푸른향기는 2004년 창립 이후 ‘우물 밖 여고생’, ‘스무살은 처음이라’, ‘교사가 되기 전에는 몰랐습니다만’, ‘웰컴 투 삽질여행’, ‘오늘도 구하겠습니다!’, ‘우리는 미국 전문간호사입니다’ 등 200여종의 책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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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사이트: http://prunb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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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푸른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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