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글로벌 유동성 급증의 영향과 시사점’
글로벌 유동성(Global Liquidity)은 전세계 통화 유동성 중 국가 간 이동 가능한 통화 유동성(Monetary Liquidity)을 지칭한다. 이를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어렵지만, 기축통화인 美 달러 등으로 공급된 유동성을 대리변수로 추정해 볼 수 있다.
美 본원통화와 세계 주요국의 美 채권 보유량을 대리변수로 하여 추정한 글로벌 유동성은 2005년 2.8조 달러에서 2010년 2/4분기 6.0조 달러로 112.5% 증가하였다. 한편, 美 본원통화와 전세계 외환보유액 규모로 추정하면 2005년 5.3조 달러에서 2010년 2/4분기 10.5조 달러로 99.4% 확대되었다. 특히, 위 두가지 기준에 따라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7년과 2010년 2/4분기를 비교해보면 각각 88.8%, 43.3% 급증하여 글로벌 유동성은 금융위기 이후 급속히 팽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글로벌 유동성이 급격히 증가한 원인은 3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의 금융완화 기조가 지속되면서 유동성 공급이 확대되었다. 미국, 일본, 유로존의 양적완화 정책이 실시된 가운데, 기준금리도 최저수준으로 동결되고 있다. 둘째, 중국과 오일 수출국의 무역수지 흑자가 지속되는 글로벌 경제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중국의 외환보유액(차이나머니)과 오일머니가 급격히 증가하였다. 마지막으로, 단기조달 금리가 하락하고 채권 발행도 호조를 보이면서 주요국 통화의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유동성의 파급 영향
급격히 증가한 글로벌 유동성으로 인해 첫째, 안전자산인 국채로의 자금 유입이 확대되면서 채권 수익률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헤지펀드 자금과 차이나머니 등이 각 국 채권시장에 빠르게 유입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세계 채권 거래규모도 2010년 상반기 들어 전기대비 1조 달러 이상 확대되었다. 둘째, 국제 상품시장으로의 투기자금 유입이 증가하여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CRB지수가 2009년 2월 200에서 2010년 8월말 현재 264.2로 상승하였고, 주요 상품시장의 선물옵션 투기 순매수포지션도 금융위기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셋째, 안전자산으로서 엔화 수요 증가로 ‘초 엔고 시대’가 개막되었다. 美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과 달러화 약세로 엔화 가치가 83엔대로 1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넷째, 아시아 신흥국으로의 포트폴리오 투자자금 유입이 급증하면서 위험자산으로의 유동성도 확대되었다. 2008년 아시아 6개국 주식시장에서 702억 달러 순매도했던 외국인 투자자금이 2009년 484억 달러, 2010년 1~9월까지 436.9억 달러 순매수했고, 신흥국시장 주식형 뮤추얼 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지속되고 있다.
다섯째, 국지적 경제위기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단기부동자금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0년 1/4분기말 현재 전세계 머니마켓펀드(MMF) 자금은 4.9조 달러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이전인 2006년의 3.8조 달러보다 여전히 1조 달러 이상 높은 수준이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유동성의 급격한 유출입으로 인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통화가치를 둘러싼 국가 간 갈등구조가 표면화되고 있다. 지난 9월 15일 일본 정부는 엔고 저지를 위해 6년 만에 외환시장에 개입하였고, 중국이 美 국채 보유 잔액을 큰 폭으로 줄이면서 달러화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동시에 신흥국은 포트폴리오 투자자금의 유출입이 급증하면서 환율의 높은 변동성이 지속되어 투기적 거래 자금을 제한하는 다양한 정책들이 도입되고 있다.
시사점과 과제
(시사점) 최근 글로벌 유동성은 선진국, 신흥국 경기의 양극화 속에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으로의 자금 유입을 동시에 확대시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첫째, 국제 상품가격의 급격한 변동을 초래하여 향후 전세계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한편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신흥국으로의 민간 투자자금 유입 규모가 2009년 5,814억 달러에서 2010년 8,250억 달러, 2011년에도 8,335억 달러로 증가할 것이 전망된다. 이에 따라 둘째, 신흥국의 통화가치 절상을 가속화시키고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의 유동성을 확대시켜 버블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글로벌 재균형(Rebalancing) 과정에서 자국 통화 가치를 둘러싼 보호주의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이미 통화 저평가국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 환율보호를 위한 국가 간 공조, 보호주의 무역 및 자원의 무기화 경향 등이 대두되고 있다. 또한,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기축통화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과제) 글로벌 유동성의 국내 유입 지속에 따른 국내 경제에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첫째, 원-달러 환율의 평가 절상이 가속화될 수 있으므로 지역별 맞춤 상품개발 등을 통해 수출 경기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 둘째, 원-달러 환율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외환시장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국제 상품가격 상승세로 인해 곡물 및 원자재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자원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 넷째, 외국인 투자자금의 급격한 유출입을 제어할 수 있도록 국제금융 규제 공조를 강화하고, G20 회의에서 신흥국 이슈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시아 역내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어 안정적인 역내투자 환경을 조성하고 안전망 구축을 위한 공동 투자 감독기구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조호정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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