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신흥·개도국 Top 6 리스크’
Ⅰ. 중요성 더해가는 신흥국과 개도국 시장
신흥국과 개도국은 IMF가 분류하는 Emerging & Developing Economies에 속하는 국가들로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말레이시아, 멕시코, 폴란드, 필리핀, 남아공 등 26개국이 포함된다. 이들 국가들은 금융 위기 이후 빠른 경제회복을 보이고, 성장 잠재력이 부각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IMF는 이들 국가들의올해 경제 성장률을 7.0%로 예측하고 있다. 이 수치는 선진국(Advanced Economies) 전망치 2.6%에 비하면 세 배 가까운 성장률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흥국과 개도국들은 값싼 원재료와 저렴한 임금에 기반한 생산 입지로 세계적인 기업들의 투자처가 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생산 입지뿐만아니라 넓은 영토, 막대한 인구에 기반한 소비시장으로 더욱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나라가 중국이다. 중국의 소비시장은 구매력 기준으로 2015년에 미국 시장 규모를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신흥국과 개도국들이 세계 경제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배경은 네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이들 국가들은 글로벌화가 진전되면서 빠른 속도로 선진국의 경영 노하우와 역량을 흡수하고 자생력을 키워왔다. 글로벌화가 본격화되기 이전에는 국가간 거래 및 지식 이전이 활발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선진국 기업의 차별적인 노하우와 역량이 이들 국가에 신속히 전파되면서 신흥국과 개도국의 경제 발전 속도가 한층 빨라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과 인도의 경우 국가간 거래하는 국외거래의 비중이 국내 거래 규모를 훨씬 상회하고 있고 그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다.
둘째, 대규모 시장에 기반하여 성장한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위상을 떨치고 있다. 신흥국과 개도국의 기업들은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 걸쳐 세계시장의 문을 폭넓게 두드리고 있다. 10년전 까지만 해도 단일 기업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기업으로 올라선 예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기업들이 선진국 기업들과 각축을 벌이면서 각국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아르셀로 미탈(ArcelorMittal)은 세계 최대의 철강회사, Infosys와 TCS는 세계 최대의 IT회사이다. 이외에도 중국의 하이어(Haier)는 가전분야의 세계 네번째로 큰 기업이다.
셋째, 풍부한 원재료와 저렴한 인건비 활용 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차별적인 경쟁우위 요소는 해외 기업을 유혹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GE와 보다폰 등은 최고 경영진이 앞장서 중국의 저가격 생산노하우와 저원가 비즈니스 모델의 도입·활용을 고려하고 있다. 실제로 신흥국과 개도국의 기업들은 가격 경쟁 우위를 내세워 세계 도처에 뛰어들고 있고 그러한 성과는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인도와 중국의 IT기업들은 매년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의 신제품을 세계시장에 내놓고 있다. 그 결과, 인도의 Infosys, 중국의 ZTE는 매년40%이상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넷째, 거대한 미개척 소비시장으로서의 매력을 들 수 있다. 서구 선진 기업들은 새로운 혁신과 성장의 시험무대로 신흥국과 개도국을 선택하고 있다. 시스코는 미래 최고 인재의 20%가 시스코의 동쪽 “Cisco East”센터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 장담하고 있다. 영국의 세계적 금융 서비스 기업인 푸르덴셜도 얼마 전부터 신흥국과 개도국 시장에 투자 비중을 점차 높여가고 있다. 전사수익의 절반 이상을 이들 시장에서 벌어가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신흥국과 개도국에 눈을 돌리고 있다. 성장 잠재력을 믿고 대규모 투자도 서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들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현지시장에 내재해 있는 리스크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Ⅱ. 신흥국과 개도국의 리스크 프로파일
신흥국과 개도국의 잠재 리스크를 찾아내고, 찾아낸 리스크를 평가하기 위해 ERM방법론을 적용하였다. ERM(Enterprise Risk Management)은 기업이 가지고 있는 리스크를 찾아내서, 중점 관리 리스크를 선정해 전사적으로 관리하는 전사적 리스크 관리 방법론이다.
ERM의 관점에서 Risk를 구분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러나 리스크의 발생 원인에 따라 비즈니스 리스크와 운영 리스크로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비즈니스 리스크는 통제가 어려운 외적인 경영환경의 변화로부터 발생하는 리스크이다. 반면 운영리스크는 기업 내부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리스크로 가치 사슬 상에 내재해있는 리스크이다.
신흥국과 개도국에 잠재해있는 리스크 프로파일을 작성하기 위해 각국의 경제 분석자료, 각종 보도 자료, 리스크 발생 사례 등을 다양한 각도로 분석하였다. 그리고 유사한 리스크들은 통합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리스크 프로파일을 완성했다. 그 결과 <표>에서 보듯이 신흥국과 개도국에 잠재해 있는 9개의 리스크 카테고리에 26개의 리스크를 도출할 수 있었다.
먼저 비즈니스 리스크에 대해 살펴보자. 비즈니스 리스크는 경영환경 변화, 내부 정치 변화, 지적 재산권 관리, 법률/규제환경과 관련된 4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하였다. 그리고 각각의 카테고리별로 총 14개의 리스크를 도출하였다. 첫째, 경영환경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주요 리스크는 글로벌 경기 침체, 원재료 인건비의 급격한 상승, 사업인프라 부족, 급격한 환율변동을 들 수 있다. 신흥국과 개도국의 경우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을 수 있고, 원재료 및 인건비가 급격히 상승할 경우 손익이 나빠질 우려가 크다.
둘째, 내부 정치 변화와 관련된 리스크이다. 신흥국과 개도국은 정치, 경제 시스템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로 인해 정치적 불안정성 확대, 사회적 불확실성 증대, 정부의 규제 변동, 설비 및 자산 몰수 등과 같은 극단적인 리스크로 진화될 수 있다.
셋째, 지적 재산권관리와 관련된 리스크이다. 신흥국과 개도국의 기업들은 부족한 기술력을 단기간에 충족하려는 니즈가 강하다. 따라서 지적 재산권의 침해, 기술 유출의 리스크는 일상적으로 관리해야 할 대상이다.
넷째, 법률/규제 환경의 변화에 따라 수반되는 리스크를 들 수 있다. 신흥국과 개도국은 정권이 교체될 경우 법률과 규제가 수시로 변경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에 따라 얼마 전까지는 합법적인 행위가 위법행위로 몰려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운영 리스크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내부적인 가치사슬상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로 R&D, 생산, 영업, 재무/회계, HR 분야로 구분하여 총 12개의 리스크를 도출하였다. 먼저 R&D와 관련된 리스크이다. 최근 신흥국과 개도국에 생산기지를 가지고 있는 많은 기업들이 소비자 니즈를 가까운 곳에서 연구하고 신속한 제품개발로 연결하기 위해 R&D 기능을 현지로 이전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하지만 R&D기능의현지화 실패로 인해 손실을 입을 상황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또한 R&D정보의 현지 유출로 인한 손실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
둘째, 생산과 관련된 리스크이다. 생산 부문은 현지 품질 관리 문제와 해외 현지 협력업체에의 지나친 의존 등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신흥국과 개도국의 현지인 기술수준은 높지않다. 그렇기 때문에 철저한 품질관리를 하지 못할 경우 품질 수준이 하락하고 곧바로 매출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현지 협력업체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게 되면 가격 및 품질 협상력이 떨어지고 수급에 불안정성을 초래할 리스크가 있다.
셋째, 영업부문의 리스크이다. 신흥국과 개도국에서는 신뢰할 만한 시장정보의 확보가 쉽지않다. 이런 경우 신제품 개발 및 잘못된 판촉 활동으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 또한 지역 밀착 영업 활동의 소홀로 성공적인 시장 진출이 어려운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넷째, 재무/회계 관련 리스크이다. 유동성 부족, 회계 부정, 송금 및 투자 회수 제약으로 손실을 입을 수 있는 리스크들이 대표적이다. 마지막으로 HR분야의 리스크이다. 신흥국과 개도국에서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현지인의 관리 실패로 핵심인재가 회사를 떠나거나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는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
지금까지 신흥국과 개도국에 내재해 있는 리스크 카테고리 별로 리스크 프로파일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제 신흥국과 개도국에서 중점 관리해야 할 핵심 리스크를 도출해본다.
Ⅲ. 신흥국과 개도국의 TOP 6 리스크
신흥국과 개도국에서 중점관리해야 할 리스크를 선정하기 위해 발생 가능성(Likelihood)과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입게 되는 손실의 크기인 영향도(Impact) 측면에서 도출된 리스크를 평가했다. ERM 방법론으로는 각각의 개별 리스크에 대해 발생빈도, 손실 예상 금액 등을 일일이 추정하여 평가한다. 하지만 각 국가 상황별로 발생빈도와 손실 규모가 달라 개별 리스크별 추정이 어렵고, 설령 추정을 한다 해도 의미부여가 어렵다는 한계를 인정하여 본 분석에서는 종합적인 정성평가 방법론을 활용하였다. 즉, 신흥국과 개도국을 개별 국가 차원이 아닌 공통적 특성을 지닌 한 단위로 간주하여 리스크 분석과정에서 활용한 각국의 분석자료 등을 충분히 감안하여 정성적인 판단에 의존하는 다소 주관적인 방법을 활용하였다. 발생 가능성은 향후 1년내에 발생 가능성에 따라 상, 중, 하로 구분하고, 영향도는 리스크에 대응하지 못했을 때 입게 되는 손실의 정도를 감안하여 상, 중, 하로 평가하였다.
이러한 평가과정을 거쳐 도출된 결과는 <그림>에 나타나 있다. <그림>에서 신흥국과 개발국에서 중점적으로 관리해야 할 Top 6 리스크는 발생가능성도 높고 영향도도 큰 영역에 포함되어 있는 정부의 규제 변경 리스크, 지적재산권 침해 리스크, 뇌물 수수 등 윤리규정 위반 리스크, 현지 품질 관리 실패 리스크, 현지 시장 개척 실패 리스크, 현지 인재 확보 실패 리스크 등이다.
1. 정부의 규제 변경 리스크
신흥국과 개도국의 경우 정치적 불안정성이 높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의 규제가 쉽게 변경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로 인해 사업의 존속여부가 갈리는 경우도 발생한다. 예를 들면 규제 변경을 통해 기업의 과실 송금이 제약을 받을 수 있고, 더 나아가 투자 자산들이 국가 소유로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자국의 산업 보호 차원에서외국 기업에 불리한 차별적 과세정책을 시행하기도 한다. 특히 자주 발생하는 것은해외 기업이 친환경 기준 준수에 소홀하여 해당 정부로부터 강한 불이익을 당하는 리스크이다. AGIP KCO(이탈리아 ENI사가 주축이 된 국제 석유메이저 컨소시엄)는카자흐스탄의 카스피해 에너지 개발 사업에 막대한 초기 자본을 투자하고 뛰어들었다. 한참 개발 사업이 진행되던 중 카자흐스탄 정부는 AGIP KCO 측이 카스피해를 오염시켜 환경 관련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 탐사작업을 3개월 간 중지시키는 조치를 내렸다. 사업 진행 도중에 강화된 정부의 규제가 개발 사업의 발목을 잡은것이다. 이렇듯 중앙아시아 각 정부의 환경보호 강화조치는 외국 투자기업에 대해 영향력 행사를 위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자국에 얼마나 공헌하고 있는지를 감안하여 규제를 차별적으로 적용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2. 지적 재산권 침해 리스크
지적 재산권 침해 리스크는 기업의 핵심 프로세스의 도난, 현지 스탭 혹은 조인트벤처 기업으로의 생산 노하우 유출, 브랜드 제품의 모방 등이 모두 포함되는 포괄적인 리스크이다. 신흥국과 개도국 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해외 기업들은 현지법인과조인트 벤처 형태로 사업을 시작한다. 이 경우 특히 조인트 벤처에게 기술, 생산 노하우 등이 그대로 오픈되기 때문에 지적재산권을 침해 당할 리스크에 더욱 크게 노출될 수 있다. 미국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적재산권 침해 리스크와 관련해서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에서만 매년 600억 달러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eloitte가 중국에 있는 400명 경영자를 대상으로 지적재산권 보호 실태를 분석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0%가 지적재산권 보호가 매우 취약하다고 응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정부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현재 중국 등 중화권에서 발생하는 지적재산권 피해 사례는 전체 피해의 76%에 이르고 그 손실규모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 지적재산권 침해를 당해 막대한 피해를 본 사례로는 혼다의 오토바이 사업을 들 수 있다. 1990년대 중반까지 중국에서 혼다의 오토바이 사업은 빠른 속도로 성장궤도를 달렸다. 그런데 현지기업으로 설계도면과 기술이 유출되면서 현지기업의 모방제품에 압도당하면서 추락하고 말았다.
지적 재산권 보호를 체계적으로 하고 있는 기업으로는 인텔을 들 수 있다. 인텔은 향후 신흥국과 개도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가 지속적 성장을 위한 걸림돌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5년 전부터 이 분야의 베테랑급 전문가의 채용을 늘려가고 있고,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일례로 인텔과 거래하는 기업의 국가 수준에 따라 3등급으로 나누어 각각의 등급별로 지적 재산권 보호를 위한 차별적인 거래조건 등을 제시하고 있다.
3. 뇌물 수수 등 윤리 규정 위반 리스크
신흥국과 개도국의 경우 유리한 조건으로 비즈니스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정부 고위층과 끈이 닿아야 하고, 정기적으로 금품수수를 해야 한다는 인식이 아직도 일부 남아있다. 하지만 최근 뇌물 수수 등 윤리 규정 위반 사건으로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사업기회를 박탈당하거나 기업가치가 훼손되는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사업에 관한 윤리 규정이 비교적 느슨하다고 알려진 중국, 러시아, 베트남 등에서 윤리 규정 위반 사건이 보도되면서 부정부패에 대한 사업관행이 국제적인 이슈로 부각될 움직임도 있다. 세계 최대 PC업체인 HP의 자회사가 러시아에서 800만유로의 뇌물을 주고 대규모 사업 계약을 따낸 협의로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은 것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이 사건으로 HP의 자회사는 사업기회를 박탈당했을뿐만 아니라 HP의 명성에도 상당한 손상을 입혔다.
미국 정부는 상장기업들이 해외에서 사업을 할 때 뇌물을 줄 수 없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어 이 HP 사태의 여파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자동차업체 다임러 역시 중국, 러시아, 베트남, 나이지리아 등에 소재하고 있는 자회사CEO들이 해외 사업 성사를 위해 뇌물을 주었다는 혐의가 밝혀지면서 벌금 1억8500만 달러를 추징당했다.
인텔은 비즈니스를 수행함에 있어 지적재산권 보호만큼이나 윤리 규정 준수를 강조하고 있다. 이런 방침에 대해 직원들은 사업 수행에 많은 불리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불평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텔은 “작은 것을 노리다가 더 큰 것을 잃을수도 있다”는 자세로 해외 사업 수행을 위한 뇌물 공여를 강력하게 금하고 있다.
4. 현지 품질 관리 실패 리스크
신흥국과 개도국은 숙련된 인력이 부족하고, 협력업체들의 품질 관리 수준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기업들은 품질 관리 실패 리스크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지에서의 품질 관리 실패의 원인은 내부 공정상의 품질 관리 미숙과 협력업체의 품질 관리 소홀에서 찾을 수 있다. 단기적인 해외 생산 확대와 원가 절감 노력에 치중하게 되면 품질 관리는 뒷전으로 밀릴 수 밖에 없다. 얼마 전 세계 소비자를 놀라게 했던 도요타 자동차 리콜 사태가 하나의 예이다. 해외 시장 지위 확보를 위한무리한 생산과 2000년 이후 그룹 전체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총원가 30% 절감”이라는 야심찬 혁신 활동이 오히려 도요타의 품질 관리 리스크를 더욱 키워간 것이다. 현지 품질 관리 실패 리스크 대응 차원에서 협력업체의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협력업체에게 무리한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한다던가 원가 절감을 위한 부품 공용화의 추진은 품질 관리에 부정적 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
최근 노키아도 협력업체로부터 공급받은 배터리와 충전기에 대한 품질 불량 문제가 제기되자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리콜을 실시했다. 그 중에는 마쯔시다의 휴대폰 배터리와 중국의 BYD가 공급한 휴대폰 충전기도 포함되었다. 두 제품 모두 품질 불량의 원인은 협력업체의 품질 관리 결함으로 밝혀졌다. 리콜을 당한 두 제품 모두 원가 절감 차원에서 인건비가 낮은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들이었다.
5. 현지 시장 개척 실패 리스크
판매 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에 진출하는 경우 그 시장에 대한 경쟁관계, 고객의 소득수준, 생활패턴 등 다양한 정보에 기반한 철저한 전략 수립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그런데 중국, 인도와 같이 이미 잘 알려진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 많은 신흥국과 개도국에 대해서는 사업 전략 수립을 위한 정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현지에 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하에서 현지 시장에 뛰어 들 경우 현지 시장 개척에 실패할 수 있다. Dell이 처음 중국시장에 진입했을 때 중국시장을 여타 선진 시장과 같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소비자와 판매자간 직거래를 위한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였다. 그런데 중국인 들은 온라인 거래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실물을 보고 선택하는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더욱 선호하는 것으로 뒤늦게 파악되었다. 허둥지둥 서둘러 기존의 사업모델을 수정하고 오프라인 유통망 개척에 자원을 투입하였지만 큰 성과를 거두기 어려웠다.
브라질에서 소비자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무작정 사업 확장을 시도하여 실패한 패스트푸드 체인점 서브웨이 사례도 Dell의 사례와 유사하다. 브라질의 거대한 소비시장에 매력을 느낀 서브웨이는 대도시인 상파울루에 입점하여 기대이상의 성공을 거두었다. 그 후 점포를 내륙지방까지 대대적으로 확장하기 위한 투자계획을 수립했다. 매장은 고객에 대한 세밀한 분석 없이 단지 더 많은 고객을 끌기위해 비싼 인테리어로 고급스런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나 그런 분위기는 오히려 고객에게 비싼 음식점이라는 인상을 남겨 고객들에게 부담감으로 다가갔다. 또한 매장 운영방식에 있어서도 고객들의 취향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대도시와는 달리내륙지방 고객들은 종업원이 주문부터 계산까지 도와주는 전통적인 방식에 익숙해있었다. 따라서 자기 방식대로 음식을 선택하고, 주문, 계산하는 패스트푸드 문화에 익숙하지 않았던 것이다.
6. 현지 인재 확보 실패 리스크
신흥국과 개도국에서 직면하게 될 가장 커다란 리스크 중 하나는 현지 인재 확보 리스크이다. 많지 않은 소수 현지 인재들을 확보하기 위해 수 많은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빠른 경제 성장에 비해 고급인력 배출이 한정되어 있는데다 선진국들이 치열한 인재 다툼은 사태를 더욱 어렵게 한다. 현지에서 인재 확보가 어려울 경우 R&D 및 생산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맥도널드가 러시아 시장을 개척할 때 인재 확보의 어려움을 혹독하게 경험했다. 햄버거를 현지에서 직접 생산, 판매하기 위해서는 식품 안전과 유통망을 관리할 수있는 현지 전문가가 필요했다. 그런데 현지에서 그러한 요건을 충족시키는 전문가를 찾기는 어려웠다. 더구나 그러한 인재를 양성하는 전문 교육기관도 없었다. 고민끝에 현지 인력을 선발하여 식품 유통분야에 전문가를 양성하는 캐나다까지 위탁교육을 시키기로 결정하였다. 필요한 인재 확보를 위해 시간적, 금전적으로 많은 지출이 따랐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맥도널드는 원하는 독자적인 유통망과 관리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다. 이제는 러시아 패스트 푸드 시장의 80%를 통제하는 수준까지 기반을 탄탄히 다졌다. GE도 신흥국과 개도국에 진출하면서 필요한 인재 확보가 가장 큰 고민 거리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에 있는 특정 대학과 제휴를 맺고 최고경영층에게 지속적으로 교육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인텔도 신흥국과 개도국의 인재 확보를 위해 인근 대학의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면서 그 학교 인재들을 선점해나가고 있다.
지금까지 신흥국과 개도국에서 비즈니스를 할 경우 직면하게 될 리스크를 식별하고 특히 중점적으로 대처해야 할 Top 6 리스크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향후 신흥국과 개도국에 대한 글로벌 기업의 관심은 더욱 커질 것이다. 성장잠재력이 큰 신흥국과 개도국에 진출할 때는 진출국가에 대한 철저한 사전 분석이 필요하다. 새로운 시장에 대해 막연한 성공의 희망을 품기 보다는 진출하려는 국가에 사업 성공을 저해하는 리스크 요인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프로파일 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발생가능성, 영향도를 감안하여 중점관리 대상 리스크를 도출하고 지속적으로 관리, 모니터링해 나가야 한다. 글로벌 Top 기업은 신흥국과 개도국의 리스크를 기회로 활용해 온 기업들이다. [최병현 연구위원]
*위 자료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웹사이트: http://www.lgeri.com
연락처
LG경제연구원 최병현 연구위원
02-3777-0464
이메일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