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초등학생 대상 해부실험 꼭 해야 되나?
첨단 의학연구소나 동물실험 시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우리는 잘 알지 못하며 알고자 해도 실험연구자에 비해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내용과 정당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상식과 과학에 기초하여 사회적인 합의가 가능한 동물실험 관련 ‘잘못된 관행’들을 우선 고쳐나갈 수는 있고 또 그렇게 해야만 한다.
우리 동물보호시민단체 KARA(www.withanimal.net)는 2009년 세계실험동물주간을 맞아 시행하는 캠페인에서 이 ‘잘못된 관행’의 하나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분별하게 시행되고 있는 동물해부실험을 주목한다.
이미 알려지거나 입증된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아기돼지를 해부하는 사설 과학영재교육기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소의 눈알과 돼지의 심장을 해부하는 1일 호기심 충족용 해부실험 등 우리 주변에 불필요한 동물의 남용은 너무나 심각하다.
중학교 학생들과 생물학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연구 논문(동물 해부 실험에 대한 중학교 교사와 학생들의 인식, 이선경등, 한국과학교육학회지 제 16권 4호 pp. 451~460(1996))중 해부실험에 대한 학생들의 윤리적인 평가는 ‘생명의 존엄성을 함께 배운다면 해부실험을 해도 좋다’(남 39.3%- 여 56.1%), ‘생명체를 도구나 소모품으로 여기게 하므로 해부 실험은 옳지 않다’ (남 22.7%- 여 15.9%)로 나타났으며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 대안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미 10여 년 전에 생명에 대한 경외심 없는 해부실험의 폐해에 대해 학생들 자신이 인식을 하고 대안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1990년대에 선진국에서는 이미 합의를 통해 해부실험의 불필요성을 인식하고 현재 미국 의과대학의 90%가 교과과정 중에서 기본적인 트레이닝을 위한 생체해부 실험을 제외한 마당에 우리는 해부실험을 초등학생에게까지 무차별 확대하고 교육 관청은 이를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초등학생에 있어서는 동물과 함께 어울려 살고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갖도록 교육하는 것이 해부실험보다 우선되는 교육적 가치임에도 우리 사회는 단순한 호기심과 이를 이용한 어른들의 이익 추구를 위해 어린이들에게 서슴없이 비뚤어진 생명관을 심어주고 있어 큰 문제이며 교육기관 혹은 평생 교육기관으로 자임하는 해부실험 실시 기관 자체의 생명윤리의식에 대해 의문을 품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KARA는 현재 불필요한 초등학생 대상 해부실험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 각 시도 교육청에 협조 공문을 보내 시정을 요구하는 한편 관련 웹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동물보호시민단체 KARA(www.withanimal.net)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KARA) 개요
동물보호 캠페인 활동 및 동물보호 교육, 동물보호를 위한 정책 조사 및 연구 등의 업무를 보고 있는 시민 단체 입니다. 유기동물 입양 및 구조, 치료 등에도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웹사이트: http://www.withanimal.net
연락처
카라 02-3482-0999 이메일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