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경씨는 이제 상처받으면 안 되는 사람이에요”...드라마틱 11월호 발간
의상으로 엿보는 세 사극, 3劇 3色
<태왕사신기>VS <왕과 나>VS <이산>
김재형 감독의 <왕과 나>의 방영을 시작으로 이병훈 감독의 <이산>, 김종학 감독의 <태왕사신기> 등 유명 감독이 지휘하는 블록버스터 사극의 등장이 눈에 띤다. 이 세 작품은 감독의 연출 성향, 작품의 내용 등에 따라 전혀 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사극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요소 중의 하나가 바로 의상. 사극의 의상은 역사의 고증과 제작진의 상상력이 더해져서 만들어진다. 그렇기에 사극의 의상을 만드는 제작진에게는 역사를 되살려 한다는 압박감과 늘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공존한다. 화제를 낳고 있는 세 편의 드라마의 의상을 살펴보았다.
“신화시대의 재연 장면은 100% 창작이었다.”
- 박윤정 디자이너가 말하는 MBC <태왕사신기>의 의상
한국만의 새로운 판타지를 만들고 싶었다는 김종학 감독의 의도에 따라 고구려 시대의 의상들은 고증을 바탕으로 창작을 덧붙였지만, 신화시대의 재연 장면은 100% 창작이었다고 한다. 김종학 감독은 첫 대본이 나온 순간부터 박윤정 디자이너와 의상 작업에 착수했고, 디자인은 물론 소재까지 직접 검토해 초안만 무려 8개월에 걸쳐 완성했다고. 박윤정 디자이너 역시 다른 작품을 참고하면 혹여 비슷한 디자인이 떠오를까봐 당시 개봉했던 <야연>, <연인>, <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 영화들을 보지 않았고, 대신 패션 화보와 다큐멘터리 사진을 보며 막연히 떠오르는 영감에서 디자인을 끌어냈다. 예를 들어 웅족의 의상 같은 경우 몽골의 벌판을 보고 캐스팅되어 있던 배우들의 이미지와 비교한 후 의상으로 만들었던 것이고, 기하의 경우 난이나 꽃잎을 보고 이미지를 발전시킨 것이라고 한다.
문제는 배용준의 의상. 배용준의 이미지가 워낙 현대적이고 사극에 어울리는 이미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박윤정 디자이너는 배용준이 가지고 있던 기존의 부드러운 이미지 위에 숱을 많이 친 긴 헤어스타일과 검정과 브라운 계열의 옷을 입혀 부드럽지만 강한 느낌을 강조했다고 한다. 또한 김종학 감독은 기존 사극처럼 거하고 다소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갑옷의 느낌이 아닌, 최대한 활동적이며 새롭고 모던한 갑옷을 원했고, 이에 박은정 디자이너는 배용준의 갑옷에 최대한 적은 색을 배치시키고 심플한 문양과 곡선을 살리려 노력했다.
“주인공당 평균 130~140여 벌의 의상을 제작해야 했다”
- 임연수 디자이너가 말하는 SBS <왕과 나>의 의상
내시의, 내시를 위한, 내시에 의한 사극 <왕과 나>에서 의상팀이 수행해야 할 첫 번째 과제 역시 내시들의 세계를 그래픽하는 것이었다. 사극의 베테랑 김재형 PD가 주문한 것 역시 ‘내시복이 새로웠으면 좋겠다’는 것. 하지만 고증에 남아 있는 자료라곤, 우리가 익히 보아왔던 흔한 녹관복뿐이었다. 그래서 의상팀은 내시들을 판내시부사, 당상관, 당하관 등 세 품계에 따라 나누고, 그에 맞게 조금씩 변형된 의상을 창조해냈다.
문제는 소환내시, 감찰내시에 궁중 여인네들까지, 극이 진행될수록 등장인물이 점점 불어나는 데 있었다. 어차피 궁중 의상이란 게 파격적인 구분이 불가능한지라, 의상팀은 변화의 키워드를 색감에 둘 수밖에 없었다. 어느 정도 의상이 완성된 상태에서 시작하긴 했으나 배우에게 어울리는 색을 찾다 보니, 중간에 몇 차례의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예를 들어 소
화의 경우 소박하고 단아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최대한 수수한 색감의 의상을 제작했는데, 너무 나이가 들어 보인다는 지적에 수정 작업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김처선 역시 지금은 갓 내시가 되었기 때문에 녹관복이 전부지만, 앞으로 조치겸과 대립구도에 놓이면서 좀 더 화려한 의상을 선보일 예정. 때문에 각 주인공당 평균 130~140여 벌의 의상을 제작한 게 당연했다. 임연수 디자이너는 앞으로 극이 진행될수록 시청자들의 요구에 맞게, 좀 더 다양한 의상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성송연의 의상은 15벌이 넘는 의상을 카메라 테스트 한 뒤 고른 색”
- MBC 미술센터 이혜란 과장이 말하는 MBC <이산>의 의상
<이산>의 배경인 영, 정조 시절은 다른 시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사료가 남아 있기에, 그동안 흔하게 보아온 의상에서 각 인물들의 성격을 드러내기 위해 캐릭터에 맞는 컬러를 주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 이혜란 과장은 고증과 드라마 사이의 갭을 줄이고 <이산>만의 특징을 부여하기 위해 작은 디테일에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것을 택했다. 대부분 조선시대에는 치마 말기 부분이 흰색으로 되어 있으며, 묶어서 늘어뜨리는 부분을 눈물고름이라고 부른다. 이번 <이산>의 여성들 의상에서 차별화를 둔 부분이 흰색의 말기 부분을 없애고 치마와 같은 색으로 통일한 것이다. 연장되어 길어 보이는 효과를 얻었으며, 눈물고름을 없애는 대신 천을 옆으로 돌리고 수를 놓아 장식적 효과를 노렸다.
무엇보다 인물의 캐릭터를 살리는 아름다운 색의 조화를 염두에 두는 이혜란 과장의 고민은 옷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설정했던 인물이 극에서 어떻게 드러나는가에까지 이어진다. 정순왕후의 야심에 맞춰 강한 대비를 이루는 배색으로 의상을 디자인했으나, 극 중 속내를 숨기고 흑막에서 활동하며 겉으로는 온화한 품성을 가장하는 정순왕후에 맞춰 옷을 바꾸거나, 마찬가지로 초반부터 이산과 적대적 관계를 전면에 드러내는 정후겸의 의상도 캐릭터에 맞게 조금 더 이르게 변화를 주고 있다.
“오현경씨는 이제 상처 받으면 안 되는 사람이에요.”
<별순검>의 배복근, <조강지처클럽> 한원수 역의 안내상 인터뷰
월간 『드라마틱』에서는 최근 <조강지처 클럽>의 한원수 역을 연기하고 있는 배우 안내상을 만났다. <소문난 칠공주>의 ‘왕선택’으로 시청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진 그는, <한성별곡-正>의 ‘정조’로, 최근에는 <별순검>까지,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들며 다양한 연기 스팩트럼을 보여주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월간 『드라마틱』11월호에서는 그와의 짧지 않은 인터뷰를 통해 그의 작품 세계와 인생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나름대로 캐릭터답게 이야기했는데, 준비하지 않은 위험한 멘트가 나왔다.”
<조강지처 클럽> 제작발표회 때 “바람피우는 것이 뭐 대수냐”라고 말했는데...
- 남들은 캐릭터가 아닌 배우 본인으로서 소감을 이야기했는데, 저는 반대로 캐릭터에 들어가서 소감을 이야기해봤다. ‘원수라면 여기서 이렇게 이야기하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고, ‘다들 바람피우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들었고.(웃음) 저는 나름대로 캐릭터답게 이야기했는데, 준비하지 않은 위험한 멘트가 나왔다.(웃음)
“급전이 필요해서 진짜 하기 싫은 몇 작품을 한 적이 있었죠.”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고 들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데 거절을 못해서 맡게 된 배역도 있나?
- 대부분 부탁이 들어오는 것이 술친구들이니까, 거절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전혀 모르는 사람 제안은 냉정하게 거절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요즘에는 하도 바빠서 거절을 안 하고 싶어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웃음) 친분 때문에 하기 싫은 역을 한 적은 없지만 돈이 아주 급한데…(웃음) 급전이 필요해서 진짜 하기 싫은 몇 작품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기분이 굉장히 안 좋았다. 아무리 캐릭터를 끄집어내려고 해도 거짓말만 하는 것 같았고, 하고 나서도 엄청 후회했다. ‘다시는 하지 말자. 다시는 하지 말자.’ 그랬지.
“오현경 씨는 이제 상처 받으면 안 되는 사람.”
극 중 아내로 출연 중인 오현경씨와의 호흡은 어떤가?
- 아주 편하게 연기하고 있다. 극 중에서 마음고생 시켜서 미안하고 죄스럽기도 하고.(웃음) 오현경 씨, 정말 괜찮은 여자이다. 돌맞을 짓도 아닌 걸로 예전에 한 번 상처를 받았던 사람이지 않은가. 사람들이 오현경 씨에게 또다시 돌을 집어 든다면 그 짓거리들 좀 하지 말라고 소리 지르고 싶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공인이라는 이유로 쓸데없는 말을 하고 상처 주는 인간들이 너무 많다. 오현경 씨는 이제 상처 받으면 안 되는 사람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사람이다. 그 사람은 인기를 얻기 위해서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연기를 하고 싶고 배우로서 살고 싶어서 목숨을 걸고 있는 사람이다. 그렇게 열심히 사는 오현경 씨를 위해서 함께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외화
“호레이쇼는 집안의 장남같이 와일드하게 직접 처리하고, 그리섬은 아버지 같은 그런 느낌이야.”
더빙 작업을 하실 때 각 반장 캐릭터의 어떤 특징들을 잡아서 연기하는가
- 양지운: 호레이쇼 같은 경우는 굉장히 낮은 톤이에요. 아주 흥분한 상황인데도 좀처럼 소리를 지르지 않아요. 그런데 강해요. 더빙할 때 성우가 자기 소리로 편하게 넣을 수가 있는데, 호레이쇼를 처음 맡았을 때는 참 어렵다는 생각을 했어요. 보통 더빙하던 방법과는 전혀 다른 방법이었어요. 이 사람은 아주 평범한 사람인데… 배우도 평범하게 생겼어요. 그런데 사건을 다룰 때 보면 굉장히 크게 느껴져요. 호흡 처리가 굉장히 절제되어 있고, 많이 생각하도록 하는 그런 대사법을 써요. 우리가 호흡법에 있어서 평소에 안배를 하게 되면 그냥 더빙했구나 이렇게 느껴질 수 있단 말이에요. 그 사람이 말하듯 그 사람이 갖고 있는 감정을 표출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대사 습관을 내가 체득해야 한다고요. 내 선택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맞춰줘야 하더라고요. 다른 캐릭터들의 경우 내 쪽에 맞추면 돼요. 그냥 척척척 해오던 거니까. 그런데 이 사람은 그런 게 아니고. 또 거기에 화학기호나 과학용어 같은 전문용어들이 많이 나오다 보니까 반드시 정확하게 발음해줘야 하고… 어려워요.
- 박일: 그러니까 이런 거지. 호레이쇼는 집안의 장남같이 와일드하게 직접 처리하고, 그리섬은 아버지 같은 그런 느낌이야. 호레이쇼는 시작할 때부터 팍팍 치고 나가는 느낌이고, 그리섬은 쭉 기다렸다가 맨 마지막에 “그게 아니야. 이거야” 이런 식으로 짚어주면서 반전을 주니까. 5시즌에서 상사 에클리에 의해 팀이 해체되었을 때도 ‘저 사람 뭐야. 식구들 생각 하나도 안 하네’ 이렇게 팀원들이 그리섬한테 서운해 하지만, 결정적일 때 에클리한테 “우리 식구들 다 돌려줘” 이렇게 나오니까.
“내가 이제 호레이쇼 반장과 같은 수법으로 물었어요. 초동수사는 어떻게 했느냐, 지문은 채취했는가, 현장 보존을 했는가 등등”
- 박일: 우리나라 과학수사대 직원들도 이걸 본대. 보고 리포트도 제출하고 그런다던데.(웃음)
- 양지운: 이건 우스운 이야기인데, 고향 시골 마을에 좀도둑이 들어서 이것저것 갖고 갔다는 거예요. 형님께서 신고는 했는데 파출소에서는 검다 희다 말도 없고. 그래서 형님이 답답한 나머지 나한테 전화를 했어요. 그래서 내가 파출소에 전화해서 상황이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는데, 내가 이제 호레이쇼 반장과 같은 수법으로 물었어요. 초동수사는 어떻게 했느냐, 지문은 채취했는가, 현장 보존을 했는가 등등을 물으니까…(웃음)
“
- 양지운: 아,
- 박일: 예전에 팬들이 자기들끼리 모자와 키홀더를 맞춰서 찾아온 적이 있었어. 팬클럽 회원이 5만 명? 뭐, 그렇다는데. 한번은 그 지부장들끼리 홍대 돼지갈비집에 모인다고 해서 궁금해서 한번 가봤는데 너무 놀랐어. 나는 보통 학생들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직업들을 보니까 의사도 있고 교수도 있고. 그런데 대화는 또 생각보다 가볍더라고. 누가 옷을 어떻게 입었는지, 누가 이번에 출연 계약을 했는지 안 했는지. 시신이 누워 있는데 숨 쉬느라고 배가 살짝 움직였다느니.(웃음)
“지금 한국 성우들의 연기력이 자꾸 떨어지는 요인 중에는 작품에 대한 이해력 없이 입 길이만 맞추는 언더그라운드 성우들이 많기 때문”
외화 더빙은 단순한 번역이나 말 바꾸기가 아니라 엄연히 하나의 연기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김무생 씨나 나문희, 김기현 씨 같은 성우 출신의 훌륭한 연기자 분들도 많고, 외국의 경우 유서 깊은 라디오 드라마들이 TV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된 경우도 많다..
- 박일: 지금 한국 성우들의 연기력이 자꾸 떨어지는 요인 중에는 작품에 대한 이해력 없이 입 길이만 맞추는 언더그라운드 성우들이 많다고. 이미 옛 외화 더빙의 수준에 익숙한 친구들은 딱 들으면 다 알아. “어, 저거 뭐야? 엉터리네?” 그러니까 책임은 반드시 져야 한다고. 싼 성우들만 써서 낮은 품질로 외화나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놓고 그 책임을 몽땅 우리 성우들에게 다 싸잡아 엮을 때 우리가 화가 나지.
페이퍼하우스 개요
주식회사 페이퍼 하우스는 격주간지 dramatique(드라마틱)을 2006.7.18 일 창간하였으며 장차 월간지 외 다수 매거진을 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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