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예총 성명-정부의 예술재원 대책을 촉구한다

서울--(뉴스와이어)--민간자금화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사실상의 문예진흥기금 폐지를 강력 규탄하며, 정부의 예술재원 대책을 촉구한다!

노무현정부는 문화예술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려 하는가! 우리는 문화예술을 위기로 내모는 정부의 무책임한 처사에 분노하며, 즉각적인 문화예술진흥기금 폐지 철회와 예술재원 안정화 대책을 강력 촉구한다!

최근 정부는 문화예술진흥기금을 민간기금화라는 허울을 내세우며 실질적으로는 지난 몇 년간 정부 일각에서는 문예진흥기금의 민간자금화를 공공연한 기정사실로 취급하고 있다.

이미 2005년 11월 정부입법으로 문예진흥기금 재원 중 정부출연 근거규정을 삭제하고 기금을 폐지하여 문화예술진흥적립금으로 민간자금화하는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되어 있다. 그 이전에도 이미 2004년 기획예산처의 기금존치평가보고서에서 조성재원과 기금사업의 연계성 부족과 보다 자율적인 문화예술지원 촉진 등을 위해 기금제도 폐지와 민간자금화를 권고한 바 있다. 이들은 이런 주장의 근거로 민간자금화 이후에도 이미 조성된 5,000억 규모의 적립금과 최근 유입되기 시작한 연간 500억 내외의 복권기금을 들며 재원안정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자금화를 주장하는 쪽의 이런 낙관적인 설명들과 달리 민간자금화 이후 재원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구체적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일단 2004년 문예진흥기금 모금이 폐지되고 2000년대 이후 지속적인 금리 하락으로 인해 문예진흥기금의 자체수입 재원 자체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며 2005년 이후로는 이런 수입 부족을 충당하기 위해 약 300억 정도의 적립금을 해마다 인출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이 문예진흥기금의 현 상황이다. 현재의 추세로 적립금 인출이 계속될 경우 문예진흥기금은 10년 이내에 적립기금 고갈이 현실화 될 것이 자명하다.

또한 모금 폐지 이후 유일한 대체재원으로 전입되기 시작한 복권기금의 경우도 미래의 믿을 수 있는 문화예술재원으로서 안정성을 갖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우선 복권기금의 경우 현재도 목적성 자금으로 특정 목적 이외의 사용에 대해서 탄력적이지 못하다. 더군다나 복권기금의 전출 및 출연대상에 대해 현행법이 ‘기금과 민간회계, 특별회계’로 규정하고 있어서 민간자금화 이후에는 그 전입 자체의 근거가 사라져 버린다.

결국은 현재 정부 일각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문예진흥기금의 민간자금화는 실질적으로는 문예진흥기금 폐지에 다름 아니다. 현실적으로 문예진흥기금 민간자금화(실질적 기금폐지)가 이뤄졌을 경우 벌어질 상황은 두 가지 정도로 예측할 수 있다. 우선 한 가지 경우는 현재의 문예진흥 및 지원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것이다. 즉 현재의 적립금에서의 이자수익과 기타 사업 수익만으로 사업 예산을 긴축 편성하는 것인데 이럴 경우 대략 현재의 삼분의 일 내지는 사분의 일 규모로 축소될 것이 예측되고 있다.

또 한 가지 경우는 정부 일반회계에서의 직접지원을 확대할 가능성이다. 얼핏 정부에서의 직접 지원이 늘어난다는 것이 희망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으나 당초 문예진흥기금을 설치했던 취지로 돌아가 보면 적잖은 문제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간 문예진흥기금을 설치하고 별도의 기금관리 조직을 통해 문예지원 사업을 진행했던 이유가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 문예 지원의 기본원칙에 입각했음을 복기해봤을 때 민간자율성을 특히 강조하고 있는 최근의 정서에서 문예지원사업을 정부의 직접지원으로 되돌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더욱 난감한 것은 이런 상황이 정부와 현장 문화예술계가 과거 관치행정의 문예지원조직이었던 문예진흥원을 민관 협치의 시대에 걸맞은 지원조직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 탈바꿈 시킨 지 채 1년여도 안 지난 시점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들이란 점이다. 예술위원회가 관 주도형 문예지원사업의 틀을 채 벗어던지기도 전에 재원의 근간인 문예진흥기금을 사실상 폐지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민간자율이란 미명하에 정부가 직접 통제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 된다. 더욱이 최근 예술현장을 위한 역점 추진과제로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재원의 확충과 안정화를 위한 대책은 없고 오히려 ‘성과계약’ 체결이나 ‘성과평가계획 수립’과 같이 기존의 기금 사업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제 더 이상 현장 문화예술계 역시 재원의 무조건적 확대만을 얘기하지 않는다. 현재의 문예지원사업이 보다 합리적인 관점에서 조정되고 효율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는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현재의 대책 없는 민간자금화, 혹은 기금폐지가 그 해답이 될 수 없다. 오히려 문예진흥기금이 공공기금의 지위가 폐지될 경우 문화예술 지원을 위한 재원 고갈 및 불안정성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정부는 문화예술 공공부문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회피만 할 것이 아니라 예술의 사회적 가치와 공공성이 향상될 수 있도록 국고를 포함한 공공재원을 통한 기초예술에 대한 지원계획이 원칙적으로 보장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회에 제출된 2007년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2000년 문화부문 예산이 정부 총재정 규모 대비 1%를 넘어선 지 8년 만에 다시 1% 이하로 떨어진다고 한다. 이는 문화예술의 중요성을 현 정권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드러내는 일이다.

예술진흥의 기초적인 과제는 재원의 확충과 안정화이다. 재원이 안정적으로 마련되지 않는다면 어떠한 장밋빛 예술정책도 허구에 불과하다. 이런 점에서 정부는 향후 재원 확충과 안정화에 대한 책임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주무부처는 경제논리를 앞세워 문화재원을 위축시키는 경제부처에 대응할 수 있는 문화적 관점에 입각한 논리와 정책 대안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 예술재원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민간자금화 논의를 강력 규탄하며, 기초예술분야 활성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재원 대책 마련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2006년 11월 30일
문예진흥기금의 민간자금화 반대 및 예술재원 대책 촉구를 위한 범문화예술계 비상대책회의
기초예술살리기범문화예술인연대,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문화연대

웹사이트: http://www.kpaf.org

연락처

민예총 정책기획팀장 염신규, 02-739-6851, 011-826-8393, 이메일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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