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예총 성명-시대착오적 이분법으로 예술을 모독하지 말라
그런데 ‘문화미래포럼’이 밝힌 창립 취지를 보면서 우리는 아쉬움을 느낀다. 문제는 이런 아쉬움이 서로 지향하는 가치나 견해 차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런 차이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데서 기인한 편견과 무지에 있다는 것이다.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이들이 과거 냉전시대의 이분법적 사고방식으로 회귀하고 있음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우선 복거일 문화미래포럼 대표가 인터뷰 등에서 밝힌 민족주의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복 대표는 현재 민예총을 비롯한 문화예술계가 폐쇄적 민족주의에 편향되어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민족주의에 대한 부정확한 인식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다. 한국 사회를 둘러싼 객관적 조건의 변화에 따라 민족주의 개념 역시 역동적으로 변화해왔음을 주목해야 한다. 유네스코의 문화다양성 선언에서 드러나듯 세계화 속에서 지역적 다양성은 범세계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가치다. 우리들이 지향하는 민족주의 개념은 다원성에 입각하여 세계와 함께 호흡하며 공존을 지향하는 ‘열린 민족주의’이다. 여전히 지난 시대의 민족주의 관념으로 현재진행형의 열린 민족주의를 재단하며 자유주의 및 개방주의 관점과 대립적인 것으로 파악하는 것은 시대적 상식을 따라잡지 못하는 안이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예술계 지원에 대한 문제제기 역시 현재의 예술현장에 대한 무지를 그대로 드러낸다. 한국 사회에는 실로 다양한 문화예술집단들이 공존하고 있다. 특정 예술단체가 예술계를 좌지우지하던 시대는 끝난지 오래이다. 일부에서 문제 삼았던 예술계의 편중지원에 대한 시비는 이미 지난 국정감사 자리에서 관련기관이 객관적 자료를 통해 그렇지 않다는 것을 해명한 바 있다. 더불어 지원에 길들여진 예술계가 친정부적인 예술을 양산하고 있다는 것은 예술적 자유의 확대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경주해온 많은 예술가들과 예술단체들의 지난 활동들을 편견어린 잣대로 매도하는 발언이다.
문화미래포럼이 어떤 가치를 옹호하는 것은 스스로 결정해나갈 문제다. 하지만 이처럼 지향과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무지한 편견으로 매도하는 것은 스스로가 지향하는 자유주의적 가치를 스스로 훼손하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아我냐 피아彼我냐 구분하여 경계짓는 시각이야 말로 시대착오적이고 폐쇄적인 이분법적 시각이다.
이와 별도로 ‘문화미래포럼’의 출범을 다루었던 일부 언론의 보도 행태는 훨씬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 우선 사실관계 자체가 정확하지 않은 내용들을 마치 기정사실인양 다루며 거기에 악의적인 상상력을 덧붙이는 그들의 태도는 1950년대 매카시즘이나 중세 시대의 마녀사냥을 연상케 한다. 동아일보는 11월 18일 사설 “문화계 左편향 바로잡기 나선 문화미래포럼”을 통해 문화예술계가 ‘좌편향’에 빠져있으며 현재의 ‘좌편향’적인 정부가 이를 주도했다는 왜곡된 인식을 설파하고 있다. 한미FTA와 평택 미군기자 확장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민예총을,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한다고 해서 민족문학작가회의를 좌파단체로 규정하는 식이다.
우선 FTA를 반대하는 것이 좌파, 우파를 가르는 경계라는 관점은 대단히 황당한 발상이다. 여러 설문조사에서 드러났듯이 현재 한국사회에서 한미FTA 추진에 관한 입장은 거의 비슷한 수로 찬반이 양분되어 있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한국사회를 구성하는 절반 이상의 평범한 시민들이 좌파란 얘기인가? 또한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좌파 정부가 추진하는 한미FTA도 좌파정책이란 얘기인데 거기에 반대하는 것 또한 좌파라는 것은 무슨 황망한 주장인가. 한마디로 자기들 입맛에 따라 어떤 일관성도 없이 좌우의 경계선을 그렸다 지웠다 하는 이들의 화법은 모략적이고 자의적이다.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는 좌우를 막론하고 개정 내지 폐지의 입장이 제출되었음 또한 망각하지 말기 바란다.
우리는 일부 언론의 이런 보도태도가 단순 착오가 아니라 문화예술에 대한 의도적 선긋기와 분란 조성을 통해 정치적 선동과 모략을 획책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런 행위는 본 단체를 포함한 수많은 문화예술인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킨다. 따라서 문화예술을 정치적 수사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일부 언론들은 즉각 이에 대해 해명하고 진심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 만일 어떠한 반성의 움직임 없이 현재의 보도 행태를 거듭한다면 양심적 문화예술인은 언론의 본분을 망각한 이들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 있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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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25일 1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