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4일 문광위 국정감사에 대한 문화예술단체 논평

서울--(뉴스와이어)--10월 24일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국립국악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의전당, 정동극장에 대한 문화관광위원회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6개 기관이 한꺼번에 받는 국정감사여서 집중도가 떨어지는 감이 있었으나, 문예진흥기금의 민간자금화 문제, 대학로 복합공연장 문제, 국립중앙박물관 유물구입 및 관리 문제, 정동극장 경영 효율성 문제 등 여러 가지 현안들이 의원들에 의해 지적되었다.

의원들의 고압적 태도, 이데올로기 공세, 트집잡기식 질의 여전

그러나 일부 의원들의 고압적인 태도나 이데올로기적 정치공세가 여전히 눈에 띄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10분이라는 제한된 시간 내에 6개기관에 대한 질의와 답변을 모두 진행해야 하는 고충은 알 만 하지만 여러 의원들이 증인으로 나선 기관장들에게 답변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않은 채 허수아비로 만들었다. 더 나아가 증인들에 대한 비아냥이나 이죽거리는 태도를 보인 의원들도 있었으며, 심지어는 증인을 윽박지르는 모습도 종종 발견할 수 있었다. 정당하고 근거있는 사안에 대한 추궁이나 확인절차는 있을 수 있지만, 실제 내용과는 별 상관없이 증인을 윽박질러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낄 만큼 과도한 압박을 가하는 것은 전혀 필요하지 않은 전형적인 악습이다. 한나라당의 일부 의원들이 국립중앙박물관이 MBC와 함께 개최한 <북녘의 문화유산 전>에서 MBC가 북측에 전시비용을 지불한 내역에 대해 ‘핵실험 비용으로 전용됐을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사실확인이 되지 않은 추측성 이데올로기 공세다. 대북사업에 있어 보상금 문제는 북핵 등 안보위협을 걸고 개별사안에 대해 공격할만한 성격의 것이 아니다.

의원들의 질의나 문제제기들이 기관의 발전이나 개선이라기보다는 트집잡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도 들었다. 몇몇 의원들이 날카로운 질의가 없지 않았지만, 많은 의원들의 질의가 수 차례나 각종 감사에서 지적됐던 사항들을 반복하는 밋밋한 것들이어서 아쉬움을 남겼다. 물론, 오랫동안 지적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않는 사항에 대한 지적은 분명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몇 가지 사례에서는 의원들이 이미 조치가 되거나 해결된 문제에 대해 이전 자료들을 가지고 질의하는 모습이 보여 준비가 부족하다고 할 만 했다. 피감기관이 이미 인식하고 있고, 기왕에 해결이 된 문제들을 국정감사에서 다시 언급하는 것은 불필요할뿐더러 허무한 일이다. 심지어는 해당 기관장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내용들을 당연하다는 듯 질의하거나 억지스런 문제제기를 하는 경우도 있어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구체적 대안모색을 통한 정책국감 아쉬워

물론, 꼼꼼한 자료준비와 적절한 문제제기를 진행한 의원들도 있었다. 김재윤 의원의 경우 6개 기관의 장애인 관련 시설과 접근성을 총체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으며 천영세 의원은 중앙박물관 문화재단의 비정규직 문제와 박물관 여성인력의 성차별 문제를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또, 많은 의원들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대한 질의를 통해 대학로 복합공연장 건립의 문제를 제기했다. 이를 통해 예술위원회가 애초에 목적했던 실험적 예술을 위한 공간이라는 계획이 예산상의 문제로 건물 임대가 분양으로 변경되는 등 여러 차원의 변경이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예술위원회는 복합공연장 문제에 대해 기존의 정책실패를 인정하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이후 계획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정동극장 경영효율에 대한 문제제기도 여러 의원이 진행했지만, 단지 공연수나 관객수만을 가지고는 종합적인 평가가 나오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공연환경의 변화와 극장경영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아쉬웠다. 물론, 창우극장 운영을 비롯한 현실적인 문제점들이 드러난 것이 적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동극장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또 많은 의원들이 문예진흥기금의 재원고갈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문예진흥기금의 민간자금화를 골자로 한 문예진흥법 개정안이 계류중인 상황인 만큼 재원의 안정성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거의 모든 의원들이 반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 차원의 노력이나 활용가능한 대안들을 제시하는 데에는 미치지 못한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광철 의원이 문예진흥기금 부활이나 문화세 신설, 세액공제 등의 대안을 제시했을 뿐이다. 기금고갈이나 현재 복권기금 활용의 문제점, 민간자금화로 인해 예상되는 파행적 결과 등은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되었던 바다. 국정감사에서 이를 다시 확인하는 것은 민간자금화 재판단의 근거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 경종을 울리는 차원에서 분명 의미가 있는 일이지만, 가능한 대안들에 대한 모색이 없다는 것은 단지 의정활동의 체면치레를 위한 질의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게 한다. 최소한 종합적인 대책은 될 수 없다 하더라도 고려 가능한 대안들에 대한 언급이 있어야 명실상부한 정책국감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전한 피감기관 준비부족

마지막으로 역시 피감기관들의 준비 부족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김홍남 관장의 경우, 취임한지 두 달 밖에 안됐다고는 하지만 이미 감사에서 지적받았던 사항을 비롯해 박물관 업무 전반에 대한 파악이 덜 된 것으로 드러났다. 최태지 극장장의 경우 역시, 언어적 소통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최 극장장은 재일교포 출신이다) 업무파악 상황이 미비한 것으로 보였다.

국정감사는 의원들과 피감기관이 모두 문화예술 기관들을 어떻게 하면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만들어갈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트집잡기 식 질의나 면피성 발언으로 국정감사를 넘겨버리려는 생각은 결국 문화예술기관들의 부실한 운영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남은 일정 동안 의원들과 피감기관들의 분발을 기대한다.

2006년 10월 25일
문화연대, 미술인회의, 우리만화연대, (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웹사이트: http://www.kpaf.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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