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시대 아시아의 책과 문화다양성’ 국제회의,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27일부터 개최
오늘날 세계화 정보화 시대의 디지털 환경에도 불구하고 책은 근본 미디어로서의 지위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이는 방송, 영화, 연극, 만화, 게임 등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여러 문화 콘텐츠가 대부분 책을 원천으로 한다는 점에서 확인된다.
이러한 문화 콘텐츠의 생산에서 필수적인 것이 창조적 상상력인데, 이 창조성의 무한한 보고가 바로 문화다양성이다. 이런 면에서 아시아는 아주 축복받은 지역이다. 수많은 언어, 종교, 민족들이 한데 어울려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이런 다양성의 축복을 고스란히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의 독서계나 출판계는 매우 심각한 불균형과 편식 상태에 빠져 있다. 우리의 독자들은 서구의 고전이나 현대 저자들은 알아도 이웃 아시아 나라들의 문학작품이나 인문사회과학 서적들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형제국이라고 가깝게 느끼는 몽골의 책이 과연 국내에서 그런 인식에 걸맞게 출판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우리가 아시아와 출판 교류한다고 해야 중국, 일본이지,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서아시아의 여러 나라들과는 왕래가 전무한 실정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아시아의 독자들이 아시아 이웃 나라들에 관해서 도리어 구미 출판계에서 나온 책들을 통해 알게 된다는 것이다. 아시아의 눈으로 본 아시아에 관한 책들을 접하기는 그야말로 하늘에서 별따기인 셈이다.
세계화의 흐름과 함께 이런 불균형이 시정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심화되고 있다. 최근 유네스코가 발표한 문화상품 국제 교역 보고서(2005)에서 마츠우라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세계화가 각국이 문화와 창조적인 재능을 서로 나눌 수 있게 하는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으나 모든 나라에 그러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들 나라들이 문화 상품 교역에 참가할 수 있게 돕지 않는다면 그들의 문화적인 목소리는 소외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아시아 지역의 풍부한 문화다양성을 만끽하고 다른 민족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있어 출판물, 특히 문학 및 인문사회과학 서적의 역내 교류가 갖는 역할은 핵심적이다. 따라서 아시아 출판 교류 증진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특히 세계화의 불균형 심화 효과에 대해 아시아 지역 차원의 대응 방안을 강구하는 작업이 긴요하다. 아울러 문화다양성 신장을 위해서는 세계화와 함께 강화되는 시장경쟁 논리로 인해 출판되지 못하는 양질의 도서에 대한 출판지원과 중소출판사의 진흥책도 강구해야 한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 중국, 일본, 인도, 태국, 대만 등 아시아 6개국 출판인, 학자 20여명이 모여 아시아 출판 교류 확대를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지난해 제정된 유네스코 문화다양성 협약의 정신을 도서출판이라는 구체적 분야에서 실천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의미와 함께,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는 광주를 아시아 출판인들에게 널리 알린다는 의미도 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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