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국제화랑박람회와 중국미술시장
이번 박람회에 참여한 우리나라의 화랑은 아트사이드갤러리 조선화랑 동산방화랑 가나아트갤러리 학고재 현대화랑 표화랑 등등을 위시하여 모두 열다섯 곳의 화랑이며, 중국과 일찍부터 교류를 해왔던 일본에서는 세 군데의 화랑이, 같은 문화권인 대만에서는 아홉군데와 화랑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번 박람회에 참여한 화랑이 중국에 이어 가장 많은 열다섯 곳의 화랑이라는 점은, 우리나라의 화상(畵商)들이 중국미술시장에 거는 기대가 어떠한 것인가를 보여 주고 있다.
그런데 중국에서 우리나라 계열의 화랑이 처음 개설된 것은 2000년 초반에 김모씨가 꾸완청에 골동점과 화랑을 별도로 개설하여 운영한 고보재였으나, 고보재는 한동안 운영을 잘하였으나 결국 경영난으로 인하여 3년여전에 폐쇄하였고, 그후로는 조선족 화가 김모씨가 꾸완청에 화실 겸 화랑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지난해에 말부터 우리나라의 유수한 화랑들이 중국에 현지화랑을 개설하는 움직임이 있어 왔다.
우선 지난해 말에 우리나라의 아라리오갤러리와 표갤러리 등등 몇몇 화랑이 지우창(酒廠)에 화랑을 개설하였으며, 이외에도 현재 북경 현지에 화랑을 설치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물론, 지난해 5월경에 다샨쯔798에 개관한 이음은 화상을 하던 경험이 전혀 없었던 한모씨가 개설한 것이어서인지 지난 1년여간의 궤적을 살펴 보면 화랑이라기 보다는 중국민속품판매점으로서의 인상이 오히려 짙다.
현재 중국에 진출하고자하는 우리나라의 화상들은 중국 미술시장의 특성을 모르는채 중국의 미술시장을 너무 만만하게만 보는 것만 같다. 1990년대 초반부터 중국미술시장을 주목해 온 입장에서 볼 때, 다샨쯔798은 쉽사리 폐쇄되지는 않겠지만 언제인가는 재개발로 현재의 특성을 잃을 가능성이 예견되며, 지우창은 기획단계에서부터 2008년 북경올림픽 이전에 고속도로가 확장되어 일부가 헐려나갈 가능성이 언급된 바 있다. 물론 현재는 고속도로 확장계획이 없으나, 다샨쯔798보다는 확장성이 매우 빈약하다.
중국에 진출하고자하는 우리나라의 화상들에게 하나의 조언을 하고 싶다. 중국에서 우리나라의 화상이 미술품으로 승부를 낸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우리나라의 미술시장이 외국 미술품에 대하여 배타적이듯, 지금 중국의 미술시장에서도 외국 미술품에 대하여 상당히 배타적이기 때문인데, 러시아나 유럽의 미술품보다는 우리나라의 미술품에 대한 배타성이 더욱 더 심하다. 중국은 한국화는 전통깊은 중국화의 한 갈래로 한국유화는 서양미술의 부산물로 보기 때문이다. 깊이 생각하여 보면 중국에서 한국의 미술품으로 한류를 만들어 나간다는 것은 한국적인 것이 아니고서는 매우 어렵다.
이외에도 일일이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중국의 미술시장은 중국 나름대로의 여러 문제점을 갖고 있다. 현재 중국의 미술품 시장에서 각광을 받는 유명작가들을 살펴보면 몇몇 화상들과 미술품경매회사의 작업으로 이루어졌다는 감을 지울수가 없다. 즉, 중국의 일부 특정작가들의 작품이 뜨는데는 작전세력이 배후에 있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간파하지 못하고 저돌적으로 나간다면 한국 화상들이 중국으로 진출하는 사업은 결국에 가서는 실패하고 만다.
중국 미술시장과 중국의 미술품 매우 매력적이지만, 우리(한국)식으로 가면 안된다. 중국에서는 중국식으로 중국의 흐름을 타고 가야 성공할 수 있다. 중국국제화랑박람회를 철저히 둘러보면 중국미술품시장의 한 단면이, 특히 중국의 현대인들이 선호하는 미술품의 향방이 읽힌다. 그러나, 중국의 미술품이 거래되는 가장 큰 시장은 30여사가 넘는 박매(경매)회사이다. 중국의 미술계를 17여년간이나 들여다 본 나는 바로 이 점을 우리나라의 화상들에게 조언하고 싶어 몇자 적었다.
2006년 4월 15일 북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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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9일 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