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박정원 교수 연구팀, 나노입자의 원자 구조 변화를 3차원에서 관찰하는 신기술 세계 최초 개발

2017년 노벨화학상 ‘단백질 입자 3차원 구조 분석법’ 응용해 난제 해결

최고 권위 국제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논문 게재

서울--(뉴스와이어)--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은 화학생물공학부 박정원 교수 연구팀이 나노입자의 원자 구조 변화를 3차원에서 관찰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도 풀지 못한 난제를 해결한 획기적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1월 29일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온라인 게재된 바 있다.

최근 에너지·환경·의료 등 첨단 산업의 기능성 소재 개발에 활용되는 나노입자(Nano particle)가 주목받고 있다. 수 나노미터(1nm: 10억 분의 1m)의 작은 크기로 인해 고유한 물리·화학적 특성을 지닌 나노입자는 크기에 따라 반응성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그 구조 변화를 관찰할 필요성이 컸다. 그러나 기존의 나노구조 관찰기법은 분석을 위해 진공에서 고정된 나노입자에만 쓰이거나 수많은 나노입자의 평균적 정보 도출에만 활용됐기 때문에, 단순한 입자 구조 파악에 그치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액체 환경에서 시간에 따라 나노입자가 변화하는 과정과 함께 개별 나노입자의 3차원 원자 구조를 직접 관찰하는 과제는 매우 어려운 기술적 난제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나노입자와 달리 단백질의 3차원 원자 구조는 이미 밝혀졌다. 2017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세 학자가 개발한 ‘극저온 투과전자현미경(cryo-TEM)’이라는 혁신적 기법 덕분이었다. 박정원 교수 연구팀은 이 기법에 더해 직접 개발한 그래핀(Graphene)을 이용한 ‘액상 투과전자현미경(liquid TEM)’을 활용해 용액 상태에서의 나노 구조를 3차원으로 관찰하는 기법을 개발한 바 있다. ‘브라운 토모그래피(Brownian tomography)’이라 불리는 이 기법의 개발 성과를 다룬 논문은 지난 2020년 ‘사이언스(Science)’ 표지에 소개됐다.

이러한 기술 발전의 흐름을 이어받은 박정원 교수 연구팀은 ‘시분해 브라운 토모그래피(time-resolved Brownian tomography)’ 기법을 개발해 단일 나노입자의 3차원 원자 구조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과정을 직접 추적하는 데 성공했다. 복잡한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는 나노입자의 미세한 원자 수준 변화를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과학적 난제에 도전하는 독창적 연구를 후원하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전에는 해결이 불가능했던 오랜 과제를 푸는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용액 속 원자를 관찰할 수 있는 ‘그래핀 액상셀 투과전자현미경(Graphene Liquid Cell TEM)’ 기법을 기반으로, 용액 속에서 브라운 운동(Brownian motion, 유체 속에서 미소 입자가 불규칙적으로 운동하는 현상)으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나노입자를 시간 순서대로 여러 각도에서 관찰하고, 그 결과를 3차원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이는 기존에 주로 진공 환경에서 고정된 나노입자만 다뤘던 일반 투과전자현미경이나, 수많은 나노입자의 평균적 정보만 도출했던 분광학적 방법을 뛰어넘은 혁신적 성과로 평가받는다. ‘액체 환경’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단일 나노입자’의 3차원 원자 배치를 직접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은 세계 최초이기 때문이다.

또한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기법을 이용해 백금(Pt) 나노입자가 식각(etching, 화학 약품의 부식 작용을 이용해 특정 물질을 제거하는 방법) 과정을 거치며 원자 단위에서 어떤 구조적 변화를 보이는지 집중 연구했다. 그 과정에서 나노입자 표면의 원자가 용액으로 빠져나가거나(탈착), 재배열되거나, 다시 붙는(재흡착) 등 원자 수준 변화의 순간을 3차원으로 포착했다. 이를 통해 나노 결정이 1nm 수준의 크기로 작아진 순간, 고도로 무질서한 상(disordered phase)이 새롭게 나타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는 이전에는 예측 못했던 결과인데, 백금은 일반적으로 고도로 규칙적인 원자 배열을 가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연구 결과는 아주 작은 크기의 나노입자가 같은 원소로 구성된, 상대적으로 큰 크기의 물질과는 달리 특이한 구조를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아울러 이번 연구에서 활용된 ‘시분해 브라운 토모그래피’ 기법은 재료의 원자구조 관찰에 사용되는 ‘투과전자현미경’, 2017년 노벨화학상 수상에 주효했던 ‘극저온 투과전자현미경’, 기존 ‘브라운 토모그래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시간 흐름에 따른 나노재료의 3차원 구조 변화를 분석할 수 있는 혁신적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미래의 친환경 및 고성능 소재로 각광받는 금속·반도체·산화물 나노입자가 전압 인가나 반응 용액 조성 등 다양한 화학적 조건에 따라 어떤 구조 변화를 겪어 성능이 변하는지에 관해 보다 정밀한 메커니즘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국가 수소 중점연구실 사업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에서는 친환경 수소산업의 현실화에 필수적인 촉매인 백금 나노입자의 구조 변화 과정을 관찰하는 성과도 이뤘는데, 이는 향후 고성능 촉매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를 이끈 박정원 교수는 “시분해 브라운 토모그래피 기법의 개발은 2017년 노벨화학상 수상에 빛나는 크라이오 투과전자현미경, 그리고 2020년 사이언스(Science) 표지 논문에서 발표한 액상 TEM의 계보를 잇는 혁신적 성과”라며 “이 기술이 앞으로 수소연료전지·이산화탄소 전환 촉매·리튬 이차전지 등 다양한 에너지 소재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반응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더 나은 소재를 설계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논문의 주저자인 강성수 연구원은 “연구를 통해 나노 결정이 액체 환경에서 보이는 원자 단위의 구조 변화를 실시간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히 이번 성과는 기존 분광학이나 전기화학적 방법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표면 위 원자의 움직임과 나노소재에서만 나타나는 새로운 상(phase)의 출현을 포착해 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강성수 연구원은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현재 시카고대학교(University of Chicago)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시분해 브라운 토모그래피’ 기법을 고도화해 다양한 나노입자 소재 연구와 함께, 나노입자가 화학적 환경에서 실제로 사용될 수 있도록 그 적용을 확장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참고 자료
“Time-resolved Brownian tomography of single nanocrystals in liquid during oxidative etching”, Nature Communication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5-56476-8

웹사이트: https://eng.snu.ac.kr/

연락처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부 다차원재료화학연구실
강성수 연구원
02-880-1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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