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푸른향기, 시집 ‘꽃잎처럼 흩어지는’ 출간
월간 시잡지 ‘심상’을 통해 등단한 전유경 시인이 첫 시집을 냈다. 시집 ‘꽃잎처럼 흩어지는’은 뜨겁다. 햇볕 아래 발이 델 것처럼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맨발로 걷는 것처럼 그의 언어는 강렬하다. 그는 생의 욕망을 숨기거나 치장하지 않는다. 잠재운 욕망, 감추어둔 열망을 시인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불쑥 우리 앞에 내민다. 그것은 작고 뜨겁게 살아 있다.
‘부딪혀라/ 타올라라/ 욕망을 잉태한 자궁까지 다 태워버려라/ 마법의 시간이 끝나기 전에/ 재가 된 너의 심장을 꺼내야 한다’고 말하거나 ‘숨이 가빠질 만큼 달리고 나서야/ 뜨거운 꽃술이/ 내 몸 한가운데 있는 걸 알았다’고 말하는 뜨겁고 감각적인 시들은 나른한 봄날, 태풍의 눈처럼 고요하던 심장을 다시 뛰게 할 것이다. 감각의 맨살을 그대로 보여주는 시인의 언어를 통해 독자들은 잠에서 깨어나, 다시 사랑하고 싶은 욕망을 느끼게 될 것이다.
<저자소개>
1967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유한대학 식품영양학과를 거쳐 경희사이버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05년 ‘심상’ 지에 ‘울엄마’, ‘단군의 자손’ 등의 작품으로 등단하였으며 심상문학회 동인으로 있다.
<차례>
첫 시집에 부쳐
1부 숲이 키득거린다
대역죄|숲이 키득거린다|뾰루지|눈인사 하던 날|외사랑|삼월의 호루라기|벚꽃나무 아래 사랑이 있다|대왕참나무에게|목련꽃 떨어지며|봄이 왔다|삼월의 눈|보내고서야 간절해지는|눈사람|누에의 방|울 엄마|둥지|단군의 자손|영계 요리법
2부 붉은 칸나 활짝 피어나고
당신|아침 이슬|생리|배롱나무|젖어있는 것들|가난한 자의 희망|늙은 거북에 관한 명상|아스팔트 위로 비가 내린다|사냥|사랑의 본질|너를 사랑하는 일|연애와 키스의 관계|야유회 기념사진|그 남자네 집|연애|사랑니|불륜|비밀|고추 화분|아이
3부 새의 발톱은 길다
뽕브라|습관|바람(風)|내게 첫사랑은|그런 날 있었으면|사랑, 잊은 지 오래다|안개
새의 발톱은 길다|비밀 지키기|가지치기|그리운 이유|명제, 참 혹은 거짓|그리움 1|가을엔 사랑을 끝내야 한다|가을비|비 오는 날엔|그리움 2|슬퍼할 수가 없네|노래방은 슬프다|선착장 비둘기
4부 모두 어디로 갔을까
불면의 밤|언젠가는 다시 만나리|잡초|신의 뜻|눈 오는 날엔|오뚝이 병사|밥숟가락|진혼가(鎭魂歌)|이끼|보물찾기|껌을 주세요|그 해 마지막 날에|방귀|얼굴|오동나무 장롱|3월, 폭설|진경 엄마|겨울나무 1|겨울나무 2
<본문 속으로>
벚꽃구경 갔다 온 날
밤새 천둥 번개 내리치더니
이제 막 만개했던 벚꽃 잎들
능지처참을 당하였다
잠깐 동안 내 눈길을 사로잡은 죄
그 잠깐 동안 나를 혼몽하게 만든 죄
그 기억을 신기루처럼 좆게 만드는 죄
- ‘대역죄’ 전문
아주 잠깐 살다 가는 꽃들도
나뭇가지 가지마다 저 살다온 자리는 있지
눈물 다 마른 자리에 꽃송이 떨어진 것처럼
보일 듯 말 듯 그대 있다 간 표시도 해두었으니
어찌 아름다웠다 말하지 못하겠나
- ‘뾰루지’ 부분
그 소리에 튕겨져 나가
숨이 가빠질 만큼 달리고 나서야
뜨거운 꽃술이
내 몸 한가운데 있는 걸 알았다
- ‘삼월의 호루라기’ 부분
그래요
사랑의 발설이 그리도 두려웁거든
긴 세월 동안 혼자서
이름도 얻지 못한 나무로만 살다가 오세요
목련의 영광은 내가 모두 가져갈 테니
- ‘목련꽃 떨어지며’ 부분
부딪혀라
타올라라
욕망을 잉태한 자궁까지 다 태워버려라
마법의 시간이 끝나기 전에
재가 된 너의 심장을 꺼내야 한다
- ‘사냥’ 부분
자유로운 것들은 젖지 않는다
자유롭지 못한 것만이
한순간의 소나기도 피하지 못하고
무겁게 젖어 내린다
- ‘젖어있는 것들’ 부분
도서출판 푸른향기 개요
도서출판 푸른향기는 2004년 창립 이후 ‘우물 밖 여고생’, ‘스무살은 처음이라’, ‘교사가 되기 전에는 몰랐습니다만’, ‘웰컴 투 삽질여행’, ‘오늘도 구하겠습니다!’, ‘우리는 미국 전문간호사입니다’ 등 200여종의 책을 출간했다.
웹사이트: http://prunbook.com
연락처
도서출판 푸른향기
한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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