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인의 영화인들이 말한다...‘이런 상상, 영화로 어떻습니까?’

서울--(뉴스와이어)--월간 <판타스틱>은 창간호 특별 기획으로 영화 감독, 시나리오 작가, 프로듀서등 한국의 영화계를 이끌어 나가는 17명의 영화계 인사들에게 “당신이 가지고 있는 꿈의 프로젝트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드렸다.

다양한 답변들 속에는 미국의 SF소설과 일본의 판타지와 만화들이 있고, 몇 안되지만 소중한 우리의 작품들이 있습니다. 새롭고 특별한 상상을 찾고 있는 영화계의 인사들의 답변에 우리의 작품들이 많지 않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 생각합니다. 월간 <판타스틱>은 SF, 판타지, 미스테리, 호러 등의 대중과 가깝게 호흡할 수 있는 장르물들을 통해 새로운 상상 문화의 전성기를 만들고자 한다.

나랑 같은 종족일 거야라는 확신이 드는 사람들이 있다. 뻔한 감동, 식상한 설정에 만족하지 못하는 갈증을 앓는 사람들이 있다. 현재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감독, 시나리오 작가, 프로듀서, 영화평론가들에게 물어보았다. “당신이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은 장르소설 혹은 만화는 무엇이었습니까?” (이 기사는 판타스틱 창간호 스페셜 이슈의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설문에 참여해주신 분들: 공수창, 김대우, 김무령, 김성수, 김정영, 김태용, 류승완, 박찬욱, 봉준호, 오승욱, 이원재, 이해영, 정서경, 정성일, 정윤철, 최호, 한지훈 (이상 가나다 순)

이 작품, 영화화하면 어떻습니까?

1. 독특한 상상력의 세계를 찾아서
· 외롭고 이기적인 유전자 <기생수> (이와야키 히토시, 학산문화사)
- 김대우 (감독) <음란서생>
처음 이 만화를 대한 순간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다. 이토 준지의 음산함과 우라사와 나오키의 내러티브, 히로카네 켄시의 성찰을 모두 갖춘 느낌이었다. 플롯의 절묘함과 공생하는 두 캐릭터의 생생함에 절로 감탄이 나왔다. 누군가 나에게 ‘어떤 영화라도 만들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면 무얼 만들 것인가’를 물어오면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곤 했다. “《기생수》, 당연하잖아?

· 딱 내 취향의 디스토피아 《로또 블루스》(변기현, 도서출판 길찾기)에 수록된 단편
- 이원재 (시나리오작가) <혈의누>, <짝패>
변기현의 단편 가 그리는 세상은 암울하고 참담하다. 일부 고위층 미식가들을 위해 사람이 식용으로 길러지는 엽기적인 세상. 자신이 사육한 식용 여자와 사랑에 빠져버린 젊은 도살자. 그리고 짧은 저항 끝에 결국 자신의 몸도 육회로 떠져버리고 마는(!) 충격적인 결말. 아, 딱 내 취향이다.

· 죽어도 살아야 한다 《간츠》(히로야 오쿠, 시공사)
- 김성수 (영화감독) <태양은 없다>, <무사>
이 만화는 책장을 열자마자 예측 불가능한 이야기 전개와 기발한 상황 설정 때문에 《매트릭스》의 흥분을 넘어서는 쾌감으로 단숨에 읽어나갔다. 더 흥미로운 건, 이 만화가 상상하는 미래의 전제 방식이다. 미래는 다음에 올 시간이며, 그 시간의 고리는 각자의 죽음과 연결되어 있다. 그들이 죽음 뒤(?)에 맞이하는 기묘한 서바이벌 전투는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해주지만, 그 기회를 시간적 공간적으로 제한한다.

2. 나와 소통하는 바로 그 작품!

· 보르헤스적으로 순수한 가위바위보 《르윈터의 망명》(로버트 리텔, 동서미스터리북스)
- 박찬욱(감독)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내 여러 가지 소원 중 하나로 언젠가 첩보영화를 만들어보자는 것이 있다. 총격전이나 자동차 추격전 하나 없는, 순전히 말로만 이루어진, 그러니까 《르윈터의 망명》 같은. 미국 핵미사일 탄도의 핵심적인 수식을 암기한 학자가 적국에 망명한다. 소련 고위층은 미 정보 당국이 보낸 가짜가 아닌지 의심한다. 상대를 향해 어떤 말도 하지 않고 행동도 없이 자기들끼리 계산만 한다. 보르헤스적으로 순수하다. 한반도를 무대로 이런 종류의 영화를 만든다면 등장인물들에게 감정이 결여됐다는 점이 최고의 미덕으로 인정받을 것이다

· 돌아가지 못한다, 잃어버렸다 《야시》(쓰네카와 고타로, 노블마인)
- 김태용(감독)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가족의 탄생>
빨간 겉표지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 ‘눈을 감으면 다른 세상이 보인다.’ 도시를 가르는 길 안에 갇혀서 길 밖으로 탈출하려는 소년의 이야기 <바람의 도시>와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소년이 야시장에서 무언가 팔아야만 빠져나올 수 있는 이야기 <야시>, 이렇게 두 편이 수록되어 있었다. 난 어려서부터 길을 잘 잃었다. 무서워 울었던 것은 그 길에서 누가 나를 위협하기 때문이 아니라 돌아가지 못한다는 생각 그 자체가 너무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돌아가기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하다.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나면 돌아갈 곳에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3. 왜 이 이야기들을 방치하십니까?

· 두 사람이다, 잔혹한 진실 게임 《고백》(그림 카와구치 카이지, 글 후쿠모토 노부유키, 삼양출판사)
- 류승완(감독) <아라한 장풍대작전>, <주먹이 운다>, <짝패>
“고립된 산장에 갇힌 두 남자가 끔찍한 고백을 털어놓는다…”로 《고백》은 시작한다. 이 만화를 처음 접한 것은 어느 제작자의 제안 때문이었는데, 두 권으로 이뤄진 이 만화를 단숨에 읽은 그 순간부터 난 이 만화에 중독되고 말았다! 지금도 항상 외국 프로듀서들이 만들고 싶은 원작을 물어오면 이 책을 이야기하는데 이번 기회를 빌어서 다시 한 번 고백하오니 제발 《고백》 좀 만들게 해주세요!!!

· 방치해선 안될 한국 문학의 상상력 《지구영웅전설》(박민규, 문학동네), 《대리전》(듀나, 이가서), 《러셔》(백민석, 문학동네)
- 정성일 영화평론가
나는 판타지 소설의 열렬한 독자는 아니지만 몇 편의 소설은 왜 아직도 한국 영화가 그냥 방치하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 박민규의 《지구영웅전설》은 읽고 난 다음 시간이 흐르자 소설을 읽은 것이 아니라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을 가질 정도였다. 듀나의 단편들은 무엇보다도 한국에서 영화로 만들어도 별로 이상할 것 같지 않은 설정이 마음에 든다. 특히 《대리전》이 재미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나는 봉준호가 백민석의 《러셔》에 손을 대줬으면 정말 고마울 것 같다. 살아생전에 이 소설이 영화화되는 것이 정말 보고 싶다. 하지만 그 꿈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월간 판타스틱 5월호에서 17인의 영화인의 추천작에 대한 더욱 자세한 내용의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 읽는 쾌감이 돌아온다 - <판타스틱>
월간 <판타스틱>은 독서 대중들에게 읽는 즐거움을 다시 깨우쳐줄 수 있는 흥미롭고 우수한 대중 장르물에 대한 소개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셜록 홈즈라는 캐릭터를 탄생시키고 영국 추리물의 근간을 만들어낸 미스테리 잡지 <스트랜드 매거진>이나 레이먼드 챈들러 등의 우수한 작가들을 발굴했던 미국의 하드보일드 펄프 잡지 <블랙 마스크>와 같은 예에서도 볼 수 있듯이, 장르 문학의 발전 가능성은 좋은 작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을 대중과 만나게 하는 대중적 장르 잡지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월간 <판타스틱>은 판타지, 미스터리, SF, 호러, 무협 등 온갖 장르를 종횡무진하며, 21세기에 걸 맞는 다종다양한 문화 콘텐츠로서의 중요한 소스가 되는 장르문학을 살찌우고 건강하게 성장시키려 합니다. 문의: Phone. 02.713.0143 Fax. 02.713.0144

<판타스틱>4월 30일 창간
- 판매가 6,900원
- 창간 선물 : <판타스틱> 헤드트리 티셔츠

페이퍼하우스 개요
주식회사 페이퍼 하우스는 격주간지 dramatique(드라마틱)을 2006.7.18 일 창간하였으며 장차 월간지 외 다수 매거진을 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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