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진화하는 인공지능 또 한번의 산업 혁명’
이미 많은 산업에 인공지능이 적용되고 있으며, 이는 또 한번의 산업 혁명으로 이어질 것으로도 전망되고 있다. 의료 영역의 경우 취급하는 이미지 데이터의 대상, 각도, 색상, 조도 등이 일상적인 이미지에 비해 매우 정형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딥러닝 적용 가능성이 높다. IBM은 자체 플랫폼 Watson을 기반으로 주요 병원들과 협업하면서 인공지능 기반의 폐암 진단, 백혈병 치료법 제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Deep Genomics, Enlitic과 같은 스타트업들도 딥러닝에 기반한 맞춤형 치료법 제안 등의 사업화를 전개하고 있다. 금융 영역에서도 투자 자문 및 직접적인 투자, 그리고 금융 서비스를 지원하는 기능들에까지 인공지능이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로봇이 투자 상담을 대신하는 로보 어드바이저 회사들이 취급하는 자산 규모는 5년 뒤 약 2조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 현장도 인공지능 기반의 진화 가능성이 크다. GE, BMW, 하이얼 등이 현재 전개하는 스마트 팩토리의 모습들은, 인공지능에 기반한 다품종 소량생산 패러다임의 서곡으로도 볼 수 있다. 이들 산업 외에도 행정, 치안과 같은 공공 서비스, 온라인 유통, 교육과 같은 산업들도 인공지능 기반의 혁신이 기대되는 영역들이다.
향후 각 산업별로 인공지능의 적용 속도, 수준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딥러닝과 같은 기술은 방대한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거나, 동작을 수반하지 않는 분야에 좀더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100%의 신뢰도와 안전이 확보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인공지능도 인간의 인지 능력과 공존하는 형태로 발전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 관점에서 향후 인간과 인공지능이 어떠한 형태의 조화를 이루면서 세상을 바꿔나갈지 지켜보는 것은 미래를 전망하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1. 상용화 속도 내는 인공지능
최근 영화 속 인공지능의 모습은 점차 진화하고 있다. 인간과 대화하면서 직장에서의 일을 대신 처리해주기도 하고, 심지어는 인간과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현실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실제 비즈니스에 접목하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은 점차 빨라지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에서 앞서 있다고 평가 받는 구글은, 2013년 DNN리서치 인수를 시작으로, 2014년 영국의 인공지능 개발 업체 딥마인드(DeepMind)를 약 4천억 원에 인수하였고, 이후에도 젯팩(Jetpac), 다크 블루 랩스(Dark Blue Labs), 비전 팩토리(Vision Factory) 등 인공지능 관련 스타트업들을 다수 인수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 4대 인공지능 전문가 중 한 명으로 평가 받는 토론토 대학 제프리 힌튼 교수와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을 영입했으며, 최근에는 자체 인공지능 알고리즘인 텐서플로(TensorFlow)를 오픈소스로 개방하여 전세계 개발자들과 협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강자로 평가 받는 IBM은, 일찍이 1997년 체스 챔피언을 이긴 인공지능 딥 블루(Deep Blue)를 개발하였고, 2011년에는 왓슨(Watson)을 개발하여 미국의 TV 퀴즈쇼 제퍼디(Jeopardy)에서 전설적인 우승자들을 이기기도 했다. 최근에는 왓슨을 이용한 인공지능 관련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약 2천 명의 전문 개발자로 구성된 인지 비즈니스 솔루션 그룹이라는 사업부를 조직하기도 했다. 페이스북,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여타의 글로벌 ICT 기업들도 유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 ICT 기업들이나 바이두(Baidu)와 같은 중국 기업들도 인공지능 전문가를 경쟁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많은 기업들이 인공지능의 비즈니스적 가치에 주목하는 이유는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기술들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딥러닝(Deep learning)을 생각해볼 수 있다. 사실 딥러닝 기술 자체는 최근에 발표된 것이 아니다. 이미 1943년 미국 일리노이 의대 정신과 부교수였던 워렌 맥컬록에 의해 인간의 뇌 구조와 유사한 인공 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 알고리즘이 최초로 등장하였고, 1980년대에는 입력 계층(Input Layer)과 출력 계층(Output Layer) 사이에 복수의 은닉 계층(Hidden Layer)이 존재하는 심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 이론이 등장했다. 이 심층 신경망 이론이 현재의 딥러닝이라 할 수 있다.
딥러닝은 복잡한 비선형 관계로부터 특징을 추출하여 모델링 하는 데에 탁월하다. 특히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얻을 수 있는 정보 간의 구조 및 관계를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하여, 체계적으로 모델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머신러닝 기술로는 한계가 있었던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단지 지금까지는 이를 구현하기 위한 컴퓨팅 기술이 미흡해서 학습 과정에 너무나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고, 충분한 학습을 진행할 만큼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뿐이다. 하지만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 처리 기술의 발달로 각종 포털과 SNS에서의 방대한 텍스트, 이미지, 동영상 데이터에 대한 축적, 분석까지 가능
해지면서 딥러닝의 구현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인공지능의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 인공지능 이식 중인 산업 현장
관련 기술의 발전 속도, 그리고 주요 사업자들의 움직임을 고려할 때, 2016년은 인공지능의 진정한 잠재력을 가늠할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여러 산업에 실제 적용 중인 인공지능의 모습들을 살펴보자.
딥러닝, 의료 산업의 질 향상을 이끈다
Sun Microsystems의 설립자이며, 현재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캐피털 Khosla Ventures를 이끌고 있는 Vinod Khosla는 이렇게 설명한다. 심장병 전문의 40인에게 똑같은 차트를 보여주며 이 환자에게 심장 수술이 필요할지 물어보면 의견이 반반으로 갈린다. 2년 후 동일한 심장병 전문의를 대상으로 같은 실험을 반복했을 때, 그 중 40%는 2년 전과 반대의 대답을 한다.
언제, 어떤 의료진을 만나느냐에 따라 이처럼 진단과 치료법이 달라진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항상 정확한 진단 결과와 최선의 치료법을 보장받는 방법은 없을까?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무장한 딥러닝이 유력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특히 의료영역의 이미지 자료는 대상, 각도, 색상, 조도 등이 일상적인 이미지에 비해 매우 정형화되어 있어 딥러닝 적용에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
IBM은 Watson의 인공지능을 활용해 의료산업 분야에서 본격적인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Watson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의료 지식에 기반해 항상 정확한 진단과 최선의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 2015년 정식 출범한 Watson Health는 현재 뉴욕 Memorial Sloan-Kettering 암센터(폐암 진단) 및 MD Anderson 암센터(백혈병 치료법 제안)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보험사인
WellPoint는 의료진의 치료 계획안에 대한 적절성 판단에 대해 Watson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의료 산업 내 딥러닝은 최근 스타트업 사이에서도 주목 받고 있는 하이테크 기술 중 하나다. Deep Genomics는 유전학 관점에서 패턴 분석을 통해 변종/특이 유전자를 판별하고 이에 맞는 맞춤형 질병 치료법을 제안하는 것을 사업 목적으로 한다.
딥러닝 기술 이전에는 주로 질병 발생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단백질 코딩 세그먼트’(전체 유전자 정보의 1.5%에 해당) 내의 변이만을 분석 대상으로 했다. Deep Genomics는 미처 세밀한 분석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나머지 98.5%에 해당하는 유전자 정보를 파악해 다양한 질병과의 연관성을 밝히고, 효과적인 신약 개발과 맞춤형 의료를 가능하게 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출발했다.
또 다른 스타트업인 Enlitic은 X-레이, CT, MRI 등의 메디컬 이미지 패턴 분석을 통해 폐암이나 골절 진단을 지원하고, 유사한 상황에 놓였던 환자들의 과거 치료법과 결과를 제시해 줌으로써 의료진의 판단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IBM의 Watson이 각종 의학 교과서와 저널의 전문 지식을 학습하는 방식으로부터 출발한 반면, Enlitic은 실제 환자들의 의료 기록과 이미지 자료, 유전자 데이터, 치료 이력 등을 종합 분석해 결과를 도출한다는 점에서 방법론적인 차이가 있다. 하지만 Watson이 향후 더욱 도전적이고 방대한 데이터를 흡수하면서 진화할 것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양사의 분석 대상은 궁극적으로 상당한 유사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nlitic은 호주의 메디컬 이미징 기업인 Capitol Health로부터 최근 1천만 달러의 투자를 받고, 실제현장에서 적용될 수 있도록 파트너십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Vinod Khosla는 현재 의사가 하는 업무의 80%가 곧 컴퓨터로 대체될 수 있다고 하지만, 의료 산업에서의 딥러닝은 아직 의사를 대체하겠다는 과감한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신 의료진-연구기관-보험사 등 의료 산업 전반의 이해관계자들이 좀 더 효율적이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에 방점을 찍고 있는데, 이는 환자 관점에서도 의료 서비스의 질 향상과 직결된다.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검사를 제거할 수 있고, 개인별 유전자 특성 차이에 기반한 최적화된 치료법 적용도 가능해진다. 첨단 대형 병원에서 최고의 전문의가 제공하는 것과 유사한, 표준화된 진단과 치료 서비스를 소도시의 중소병원에서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의료기관 단독으로 제공하던 진단이나 치료법 추천에 영상 의학 전문 기업이나 딥러닝 솔루션 업체가 협업 형태로 참여하는 새로운 사업모델의 등장도 가능하다.
인간 대 인간의 대면 접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심리적 안정감이나 위로, 위안 등으로 인해 컴퓨터가 의사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불완전한 판단을 데이터와 실증자료로 뒷받침하는 딥러닝의 결과물은 의료 서비스의 질 향상과 사회 전체의 의료 비용 효율화 관점에서 분명 도움이 된다. 단, 양질의 데이터가 많을수록 딥러닝 결과물의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의료 데이터의 디지털화 자체가 더디고, 또한 민감한 의료 데이터를 개인들이 완전히 공개할 수 있을지에 대한 한계 등은 극복이 필요하다.
금융업, 인공지능의 날개를 달다
영화 트랜센던스(Transcendence)에서 주인공의 뇌가 컴퓨터에 업로드되어 인공지능으로 진화한 후 엄청난 투자 수익을 거두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이미 금융 서비스에서도 인공지능의 적용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투자 자문업의 경우 사람의 직감에 의존하는 측면이 많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IT 적용 수준이 낮았다. 하지만 최근 IBM의 왓슨과 같은 검증 받은 인공지능 시스템을 이용하는 금융기관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싱가포르 개발은행(DBS)은 자산관리 업무에 IBM의 왓슨을 이용하여 우수고객에게 맞춤형 투자 자문과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IBM과 4.5억 달러의 계약을 맺어 투자자문 서비스의 품질을 높일 계획이다. 남아공의 네드뱅크(Ned Bank)에서는 소셜미디어 모니터링 같은 분야에 왓슨을 활용하려는 시도를 진행 중이다.
핀테크 벤처기업들은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직접 투자 자문업에 도전하고 있다. 20여년 전 온라인 증권 거래를 무기로 찰스 스왑이 미국의 증권사업을 재편했듯이, 이제는 로봇이 투자 상담을 대신하는 로보 어드바이저 회사들이 기존의 온라인 증권사들을 위협하고있다. 웰스프론트, 퍼스널 캐피탈, 비터먼트 등은 고객이 목표수입, 리스크에 대한 태도 등 기본적 옵션을 선택하면 해당 유형에 맞춰 알고리즘이 최적의 투자를 선택해준다. 이들 기업이 취급하는 금액은 현재 약 200억 달러 정도지만, AT커니는 5년 뒤 약 2조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찰스 스왑과 뱅가드 등 기존 온라인 증권사들도 모두 기존 서비스에 로보 어드바이저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투자 자문을 넘어 직접적인 트레이딩 영역에도 적용되고 있다. 이미 2002년 이후 알고리즘 트레이딩의 활성화와 함께 컴퓨터가 정해진 알고리즘에 따라 자동으로 거래하는 방식은 확산되어 왔다. 그리고 이제는 머신러닝과 같이 고도화된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미래를 예측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 중이다. JP모건의 헤지펀드 자회사인 하이브리지 캐피털은 인공지능 스타트업 센션트 테크놀로지와 머신러닝 기반의 투자시스템 개발을 위해 협력 중이며,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와 포인트72 애셋과 같은 헤지펀드들도 머신러닝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딥러닝 관련 스타트업이 직접 트레이딩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바이나틱스(Binatix)는 약 3년 전부터 딥러닝 알고리즘을 통한 투자 활동을 시작했으며, 현재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설립자들에 따르면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금융 서비스가 보다 원활히 제공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백오피스에도 딥러닝의 적용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금융 범죄 예방을 위한 보안 기능을 들 수 있다.
페이팔은 시간 신호, 물리적 위치 등을 포함한 수천 개의 특징을 분석하여 특정 사기 유형 추정, 범행 수법 및 유사 수법 탐지 등이 가능한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금융 보고서 작성도 딥러닝 적용이 유망한 영역 중 하나다. 이미 Automated Insights나 Narrative Science와 같이 인공지능 기반의 기사 작성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은 투자 자문 리포트도 발간하고 있다. 이외에도 Yseop, Capital Cube, 골드만삭스가 지원하는 Kensho Technologies와 같은 스타트업들이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를 이용함으로써 금융사는 수 천 개에 달하는 기업 정보를 빠르고 저렴하게 확보하여 고객사에게 제공해줄 수 있다. 물론 이들 자동화된 보고서는 금융회사의 데이터베이스 또는 내부 문서 등 상대적으로 표준화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적용 범위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향후 딥러닝 기술이 적용되어 자연어나 이미지 등 비정형 데이터까지 깊이있게 분석할 수 있게 된다면, 보고서의 질적 수준은 크게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금융 서비스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가 점차 인공지능으로 대체 되는 것이다.
스마트 팩토리, 다품종 소량생산 패러다임의 서곡
최근 글로벌 제조업 환경에서 중요한 화두 중 하나는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다.
기존의 생산 설비가 인공지능, 로봇 기술과 융합되어 공정 자체가 더욱 고도화된 생산 현장을 의미한다. 독일 정부의 Industry4.0과 같이 주요 국가들이 저성장 경제를 돌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조업 육성 정책을 펼치면서, 스마트 팩토리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 영역에서 주목받고 있는 제조 기업 중 하나는 제너럴 일렉트릭(GE)이다. GE는 인도 푸네(Pune) 지역에 자사의 첨단 기술을 집약한 Brilliant Factory를 운용하고 있다. 축구장 38개 크기의 이 공장에서는 제트 엔진, 터빈 등 다양한 산업용 제품이 생산된다. 주목할 점은 고객의 주문에 따라 조립, 가공 등의 생산 공정이 스스로 최적화된다는 점이다. 제품이 출고된 이후에는 제품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지속적으로 제품 상태를 모니터링 하면서, 고객에게 제품 운용에 관한 솔루션까지 제공한다. IoT, 로봇, 3D 프린팅과 같은 첨단 IT 기술이 모두 집약되어 있다. 향후 딥러닝과 고도화된 인공지능이 적용되면,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받고, 필요한 설비를 가동해서, 납품한 이후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관리하는 일련의 공정이 모두 무인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BMW는 고도화된 로봇을 통해 대부분의 공정을 자동화하고 있다. 하나의 로봇이 하나의 작업을 담당하던 종전 방식과는 달리 좌석 조립, 차체 도장, 유리 설치 등 다양한 작업을 감당한다. 주문량과 재고량을 감안하여 작업 속도도 조절된다. 자동차는 기존 컨베이어가 아닌 스스로 움직이는 스마트 대차 위에서 공장을 돌아다니면서 부품과 모듈이 조립되고 최종 검사까지 진행된다. 사람이 하는 역할은 일부 정밀 부품 배치 정도다. BMW는 이러한 스마트 팩토리에서 i3, i8과 같은 전기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하나의 라인에서 다양한 BMW 모델들을 생산할 계획이다. 대부분 공정을 로봇이 담당하는 만큼, 기계 자체가 스스로 인지, 판단하는 머신러닝이 고도화될 경우 공정의 혁신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중국 가전 업체인 하이얼(Haier)도 중국 내에 4개의 스마트 팩토리를 가동 중이다. 이 공장의 특징은 소비자가 본인이 주문한 제품의 생산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본인이 희망하는 기능, 사양 등을 맞춤형으로 선택한 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웹(diy.haier.com)을 통해 생산 공정의 각 단계를 영상으로 확인한다. 공장의 생산 설비가 소비자와 대화하면서 제품을 생산하는 개념이다. 전형적인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이었던 가전 제품 제조 방식이, 다품종 소량생산 형태로도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과거 제조 노하우는 소수의 장인들이 경험에 의해 축적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아날로그 속성이 강한 공정들의 경우, 소위 불꽃 색깔만으로 현 공정의 문제점을 알아차리는 장인이 존재했다. 하지만 향후 다양한 제조 공정에 로봇이 투입되어 경험이 축적되면 로봇이 생산 현장의 장인으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특히 각 공정, 가치사슬에서 발생하는 정보가 모두 연결되는 IoT 트렌드와 맞물리게 되면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지금은 기존의 공정 자동화와 별 차이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딥러닝은 분명 제조 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만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위 자료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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