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 논평 - 올해만 10번째 정지사고, 국내원전 안전성 믿을 수 없어
올해만 10번이나 원자로가 갑자기 가동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정지사고가 일어난 원전을 살펴보면 고리원전 1호기, 2호기, 3호기, 신고리1호기(2회), 월성원전 1호기, 울진원전 1호기, 6호기, 영광5호기(2회) 등이다. 전체 21기의 원전 중 38%에 해당하는 8기의 원전에서 정지사고가 일어난 셈이다.
그동안 한국수력원자력과 교육과학기술부(원자력안전위원회) 국내 원전 안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이야기해왔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을 운영 중인 많은 나라들은 지금까지도 긴 시간을 들여 정밀한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불과 1달여 만에 원전을 찬성하는 인사들만이 참여하여 졸속적인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한국원전이 안전성에 있어 세계 최고라는 결론만 내렸을 뿐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의 말대로라면 별 큰 이상도 아닌데, 원자로정지사고가 왜 계속 발생하는가.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더 이상 국내 원전의 안전성을 신뢰할 수 없으며, 그동안의 원전안전점검이 엉터리로 진행되었다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특히나 이번에 가동이 중단된 울진원전 1호기는 증기발생기 중대결함으로 증기발생기 교체가 결정된 문제투성이 원전 중 하나다. 울진원전은 그동안 2,3,4 호기에서도 증기발생기 중대결함이 발생해 2호기는 이미 증기발생기 교체가 이루어진 바 있다. 하지만 그 어떤 명확한 원인 규명도 없이,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은 채 수 천억원의 국민의 돈을 낭비하고 있다.
이제라도 단추를 제대로 끼워야 한다. 이번 원자로 정지사고에 대한 원인규명이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원전안전 점검을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교과부 등에만 맡겨놓을 것이 아니라 비판적인 시민사회진영이 참여해서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그동안 엉터리로 원전안전점검을 진행했던 인사들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 향후에는 안전점검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이번 원자력발전 정지사고에 대해 전력예비율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원전 중심의 발전 정책으로는 전력수급에 적절한 대처를 하기 어렵다. 아주 작은 이유로도, 그것도 갑자기 원전이 가동중단되는 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는데 어떻게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가능하겠는가. 더구나 하나만 멈춰도 전체 전력의 1.5% 정도의 많은 양의 공급이 중단되는 원자력중심의 전력수급정책은 오히려 대규모 정전사태의 가능성을 키우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언제 정지될지 모르는 원전 때문에 원전을 더 짓는 것은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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