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아이돌 그룹이 이끄는 新한류시대’

서울--(뉴스와이어)--과거 드라마가 주도했던 한류가 이제 아이돌 그룹이 주도하는 새로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이돌 그룹이 주도하는 新한류는 대상이 문화 콘텐츠의 핵심 소비계층인 10~20대 여성으로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新한류는 과거중화권과 동남아시아에서 이제 구미, 중동, 남미로까지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한국에서 인기 형성 후 해외로 전이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동시 다발적으로 소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 新한류 열풍의 주역, 아이돌 그룹

한국 아이돌 그룹 전성시대

인기드라마를 중심으로 확산되었던 초기 한류에 이어 최근에는 한국 아이돌 그룹들이 새로운 문화 아이콘으로 新한류 열풍을 주도. 2010년 한국 아이돌 그룹이 아시아 최대시장인 일본에 연이어 진출하여 큰 인기를 끌면서 아이돌 그룹이 새롭게 조명 받고 있음. 소녀시대는 일본에서 사전홍보를 전혀 하지 않았음에도 2010년 8월 데뷔기념 쇼케이스에 2만 2,000명이 운집하는 등 대성황을 기록. 일본뿐만 아니라 홍콩, 대만, 필리핀, 태국 등 아시아 각국의 가요차트를 한국 아이돌 그룹이 석권. 초기에 비해 최근의 한류는 대상이 문화 콘텐츠 소비의 핵심계층인 10~20대 젊은 여성들로 대폭 확장되었다는 면에서 의의가 큼

新한류의 전개양상: ① 全방위적 파급
중화권, 동남아시아, 일본에서 구미, 중동, 남미로까지 확산 조짐. 과거에는 K-Pop의 팬층이 중화권, 동남아시아에 한정되어 있었으나 최근에는 일본, 미국, 유럽, 중동, 남미로까지 파급. 한국 아이돌 그룹의 유튜브 영상 통계 분석 시 조회 수, 파급지역, 확산속도 등 다방면에서 일본 및 중화권 그룹과 확연한 차이. ※일본, 대만 인기가수의 경우 조회지역이 자국에 편중된 데 반해 한국 아이돌은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오세아니아, 남미에서도 조회 수가 상당. 한국 아이돌 그룹의 춤, 노래, 패션을 따라 하는 소위 ‘커버(Cover) 현상’의 범위도 아시아뿐만 아니라 非아시아지역으로까지 확대. ‘커버문화’는 태국 등 동남아에서는 이미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굳어졌으며 최근에는 유럽, 남미, 미국에서도 흑인, 백인, 히스패닉 등이 한국 아이돌 그룹을 따라 하는 영상이 크게 증가

新한류의 전개양상: ② 전 세계 동시 다발적 소비
과거에는 한국에서 인기 형성 후 해외로 전이되는 양상이었다면 최근에는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 한국에서 발표되는 콘텐츠가 해외에서도 즉시 소비되는 경향이 뚜렷. 2NE1의 신곡 <박수쳐>의 경우 발표 하루 만에 유튜브 영상 조회 수가 47만을 돌파하여 당일 기준 전 세계 유튜브 조회수 1위를 기록(한국, 일본, 대만, 홍콩, 호주, 캐나다, 영국에서 모두 1위)

지역적, 시간적 차이가 줄어들면서 기획사들은 콘텐츠 현지화를 최소화하고 있는 그대로의 콘텐츠로 승부하는 경향.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히트곡과 안무를 그대로 내보내거나 일본 등 주력시장의 경우에도 일본어로만 바꿔서 재발표.
- 일본: 소녀시대는 <소원을 말해봐>를 큰 변형 없이 일본어로 재녹음한 를 일본 데뷔곡으로 발표했으며, 카라 역시 <미스터>를 일본어 버전으로 진출
- 중화권/동남아: 앨범을 새로 발표하지 않고 한국에서 발매된 앨범수록 곡으로 현지에서 공연, 방송, 인터뷰 등의 프로모션 활동

2. 한국 아이돌 그룹의 성공요인

① 문화적 측면: 다양한 문화를 녹여내는 융합력
한국음악은 서구음악과 동양적 요소를 잘 융합시켜 다양하고 독특한 ‘맛’을 내며 국내외적으로 어필. 힙합, 댄스, 소울, R&B 등 영미권에서 유행하는 음악과 안무를 빠르게 흡수하고 동양적으로 세련되게 소화해냄으로써 해외에서도 거부감이 없이 수용.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주류는 미국 팝이며 이를 가장 잘 소화하여 재해석하는 것이 바로 한국 아이돌의 경쟁력”(엠넷미디어(Mnet Media), 콘텐츠사업본부 강상돈 상무). “한국 아이돌의 음악은 강렬한 중저음 비트가 특징인 미국 팝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다양한 리듬과 화려한 보컬, 안무가 더해져 파급력 있는 수준에 도달”(이시하라 신, NHK 예능프로그램부 총제작자). 서구음악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할 뿐만 아니라 인도, 중국, 자메이카 등의 폭넓은 문화적 감성을 녹여내는 독특한 매력으로 어필

현재 주류 콘텐츠 생산자 중 상당수가 미국 팝에 음악적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도 최근의 서구음악에 대한 수용도를 높이는 요인. 1960년대 이후부터 한국 대중음악은 미국음악에 상당부분 영향을 받아 왔으며 이것이 현재 한국 대중음악계의 기저를 형성. “1960년대 이후 한국 대중음악을 선도하고 발전시킨 사람들은 대부분 미8군 소속이며, 한국 대중음악의 뿌리는 여기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음”(신중현, 가수). 미국 팝에 대한 경험이 많은 실력파 재외교포 및 유학생들이 작곡가, 프로듀서, 그룹 멤버 등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콘텐츠 수준 향상에 기여. 테디(YG, 2NE1/빅뱅 프로듀싱), 박진영(JYP, 원더걸스/비/2PM/2AM 프로듀싱), 켄지(SM, 소녀시대/동방신기/보아/F(x) 작곡), 김영후(SM, 동방신기/샤이니/보아 작사·작곡) 등

다양성과 변화무쌍함을 기반으로 쉽게 질리지 않는 매력을 보유. 같은 앨범, 심지어 같은 곡 내에서도 다양한 분야와 리듬을 잘 융합하고 변화시키는 등 질리지 않는 매력을 유지. 같은 그룹의 앨범이라도 노래의 성격과 안무, 패션 등에서 변화를 줌으로써 팬들의 기대감을 유발. 멤버들도 기본적인 실력 위에 댄스, 노래, 예능 등으로 각자 차별화된 다양한 매력을 발산. 팬들은 좋아하는 멤버를 바꾸어가면서 지속적으로 지지. 최근에는 댄스, 힙합뿐만 아니라 밴드(씨엔블루, FT아일랜드 등)와 발라드(2AM 등)에 주력하는 아이돌 그룹도 출현하여 인기몰이

대형 기획사들도 나름의 색깔로 차별화하며 다양성 확대에 일조. 기획사들은 저마다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 패션, 관리방식 등에서 점차 뚜렷한 차이를 보임. SM(댄스/유로팝, 완벽하고 순수한 이미지), JYP(댄스/랩/발라드, 섹시함), YG(힙합, 자유분방), DSP(댄스, 친근함)에 주력

② 시스템 측면: 최고를 키워내는 아이돌 육성시스템
발군의 퍼포먼스와 가창력은 한국 특유의 아이돌 육성시스템에 기인. 현재 한국 아이돌 그룹은 댄스, 가창력, 퍼포먼스 등에서 최고의 실력을 보유, 이전과 다른 새로운 아이돌像을 정립. 치열한 오디션으로 선발되더라도 수년간의 연습생 기간 동안 노래, 안무, 외국어, 자기관리를 철저하게 트레이닝 받은 후에야 데뷔. 연습생이 되더라도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낙오되는 경우가 다반사. ※SM은 캐스팅 - 트레이닝 - 프로듀싱 - 프로모션의 4개 전담 부서를 통해 각 파트별 전문화와 시스템화를 추구.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프로페셔널한 아이돌의 모습에 동남아, 중국을 넘어 일본도 큰 문화적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모습. “곡, 가창력, 춤, 비주얼, 엔터테인먼트성의 5대 요건이 완벽한 프로 수준이며 일본에는 이런 형태가 존재하지 않음.”(고이케 가즈히코, 日유니버셜뮤직 사장 2010년 9월 8일 후지TV <도쿠다네> 인터뷰 中)

소속사 내 연습생群의 이합집산으로 다양한 실험을 거쳐 최적의 팀을 구성하는 것이 실력파 아이돌 그룹을 탄생시키는 비결. 그룹 멤버를 사전에 정하지 않고 콘셉트에 맞게 다양한 조합을 테스트하면서 최적의 구성을 모색. 원더걸스의 새 멤버 혜림도 본래 현재 미스에이의 멤버로 결정되었으나 본격적인 활동을 앞두고 원더걸스의 멤버로 전향. 그룹으로 데뷔한 이후라도 특정 멤버는 나름의 특색으로 솔로로 활동하거나 그룹 일부, 또는 他그룹 멤버와의 다양한 조합, 교환 등으로 폭넓은 가능성을 모색

아이돌 인기에 힘입은 수많은 아이돌 후보 풀(Pool)도 특유의 아이돌 육성시스템을 가능하게 하는 강력한 기반. 과거에는 길거리 캐스팅이 보편적이었으나 이제는 아이돌의 인기를 반영해 기획사 오디션에 지원하는 청소년들이 폭발적으로 증가. SM은 매주 토요일에 공개 오디션, YG는 데모영상을 보내는 방식의 우편접수, JYP는 매월 2번의 공개오디션뿐 아니라 우편, 이메일, 해외접수를 실시하며 평균 수백 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 엠넷의 스타발굴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2>의 경우 2010년초 135만 대 1이라는 경이적인 경쟁률을 기록

전략적인 그룹명, 외국인 멤버 기용, 외국어 앨범 발매 등 기획사의 전략적 현지화 노력으로 외국 팬의 저변을 넓히고 지속력을 확보. 중국, 태국 등 외국 유망주들을 연습생으로 육성해 아이돌 그룹 멤버에 포함시키는 등 외국 팬층의 저변을 확대하려고 노력. JYP: 2PM의 닉쿤(태국), 미스에이의 지아와 페이(중국), SM:F(x)의 빅토리아와 엠버(중국)의 영입으로 해외 팬들에게 큰 호응. 한국 아이돌의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한국 대형 기획사의 아이돌 육성 시스템과 글로벌 전략 등이 세계적으로 주목. SM, JYP 등 한국 대형 기획사 대표들이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등 유수의 대학에서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대표자로 초청받아 강연을 하기도 함

③ 환경적 측면: 소셜미디어의 확산, 글로벌 韓네트워크의 역할
유튜브로 대표되는 소셜미디어의 확산이 新한류 열풍의 기폭제로 작용. 기획사에서 제공하는 공식 뮤직비디오를 비롯하여 다양한 퍼포먼스가 담긴 콘텐츠를 전 세계 어디에서나 손쉽게 소비. 유튜브가 자막삽입서비스(2008년)와 음성자막변환서비스(2009년) 등을 시작하면서 언어장벽도 점차 낮아지고 있는 상황. 무대영상, 연습생 시절의 모습, 출연한 예능프로그램 영상 등이 공개·확산되면서 아이돌 멤버 각각의 끼와 실력이 입증. 소녀시대 의 댄스연습 동영상의 경우 유튜브에서 2010년 10월 현재 370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 중이며, 대부분의 댓글은 멤버 각각의 숨은 댄스실력에 대한 놀라움을 표시. 소비자들은 관심 있는 콘텐츠를 커뮤니티사이트, 트위터, 블로그, 페이스북 등 他소셜미디어에 링크하고 공유함으로써 확산이 한층 가속. “빅뱅의 곡을 비롯한 많은 K-Pop이 유튜브나 트위터와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기존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미국, 유럽 시장까지 파급되고 있음”(美‘타임’誌, 2010년 8월 26일)

소셜미디어 상의 한국 아이돌 콘텐츠가 공신력 있는 해외언론이나 관련 업계에 직접 노출·전달되어 강력한 네트워킹 효과를 발휘. 해외 프로듀서, 안무가, 가수 등 영향력 있는 업계관계자들의 주목을 끌면서 해외시장의 공식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담당하기도 함. 원더걸스도 2008년 미국의 연예파워 블로거인 페레즈 힐튼이 <노바디> 뮤직비디오를 극찬하며 동영상을 올려 화제가 되었으며, 이를 본 美최대의 에이전시 CAA와의 계약으로 미국 진출의 기반 마련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교포, 급증하는 유학생 등 이른바 ‘韓네트워크’ 등도 한류 전파에 큰 역할을 담당. 해외 K-Pop 팬의 경우 한국 친구의 권유로 팬이 되었다는 의견이 다수. 유튜브 분석 결과 한국 아이돌 그룹 콘텐츠의 소비 지역은 한국 유학생이나 교포가 많은 영어권과 중화권이 큰 비중을 차지. 팬클럽과 커뮤니티에 속한 일부 한국 유학생이나 교포들은 한국어 콘텐츠를 영어로 전환하거나 편집하여 다시 소셜미디어 채널에 올리면서 확산에 기여. ※新한류 확산에는 기존의 드라마로 대표되는 초기한류의 영향으로 이미 어느 정도 한국문화의 수용기반이 높아진 여건도 긍정요인으로 작용

3. 시사점

더욱 차별화된 콘텐츠 확보에 전력을 기울어야 할 시점. 지역 간 수준 차이는 점차 좁혀질 것이 자명하며 소셜미디어 확산, 글로벌화가 오히려 한류를 위협하게 될 가능성 상존. 태국, 대만 등은 한국과 비슷한 모방 콘텐츠를 양산하거나 한국인 스태프뿐 아니라 멤버까지 영입하여 수준이 급속도로 향상 중. 현재의 우위를 지속할 수 있는 차별화된 포인트를 만들어내는 것. 차별화된 포인트의 근간은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공존하는 문화 저변에 있음을 인식. 현재와 같이 아이돌 그룹에 자본이 집중되는 모습은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으며 他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 ※과거 홍콩 누아르 영화의 몰락에는 성공경험에 매몰되어 폭넓은 콘텐츠에 대한 ‘질’적 투자 없이 ‘양’으로 승부했던 점이 가장 큰 패착으로 작용

자원의 절대적인 열세 속에서도 한국의 아이돌 그룹이 세계적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경쟁을 하는 한국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큼. 콘텐츠 저변이 부족했던 상황에서 장기적 관점의 전략적 투자가 결국 ‘한국 아이돌의 오늘’을 이끌어낸 것이며, 이는 과거 한국 글로벌 기업의 성장방식과 유사.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기업들 역시 도전정신을 발휘하되 치밀한 계획과 준비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여 성공경험을 축적해나가는 것이 중요 [삼성경제연구소 정태수 선임연구원 www.seri.org ]

* 위 자료는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웹사이트: http://www.seri.org

연락처

삼성경제연구소 정태수 선임연구원 02-3780-8107, 010-3332-3278, 이메일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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