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오바마의 산업정책, New Apollo 프로젝트의 의미와 시사점’
1. 경제위기와 New 'New Deal' 정책
현재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총체적 경제위기의 타개책으로 New ‘New Deal’ 정책의 역할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크루그만(Krugman, Paul)은 금융정책의 한계를 지적하고, 과거의 ‘New Deal’에 버금가는 정책만이 미국 경제를 살린다고 주장하였다. 오바마 당선자도 선거공약인 ‘Clean Energy Project'를 케네디 대통령의 ‘Apollo Project'에 버금가는 미국 경기부양을 위한 대형 정책으로 추진할 것을 천명했다.
미국의 대규모 정책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국가의 경제 및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므로 이에 대한 분석과 대비가 필요하다. 2007년 기준으로 미국은 2조 204억 달러어치(전 세계 수입의 14.18%)의 상품을 다른 나라들로부터 수입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따라서 미국의 경제나 산업 관련 정책의 변화는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전 세계 모든 나라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으며 특히 한국과 같이 무역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나라에게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2. 미국 정부 주도 대형 프로젝트
○ 역대 미국 정부 주도 대형 프로젝트
미국 정부가 주도했던 국가적인 대형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3개이다. 첫 번째는 맨해튼 프로젝트(The Manhattan Project)로 원자폭탄을 개발했다. 두 번째는 아폴로 프로젝트(The Apollo Project)로 인류를 처음으로 달에 착륙시켰다. 세 번째는 1, 2차 석유위기에 대응하여 1970년대부터 새로운 에너지 기술개발에 투자한 프로젝트이다.
이들 프로젝트는 공통적으로 미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이었고, 프로젝트를 전후하여 미국의 경제구조를 크게 변화시켰다. 같은 맥락에서 오바마의 ‘New Apollo Project’도 위기 상태 처한 현재의 미국 경제를 재도약시키는 원동력임과 동시에 미국과 세계 경제구조를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3. New Apollo 프로젝트의 특징과 영향
○ New Apollo 프로젝트
New Apollo 프로젝트란 오바마 당선자의 Clean Energy 프로젝트로서, 2009년부터 향후 10년 동안 1,500억 달러를 재생 가능한 청정에너지원 개발에 투자하는 것이다. 오바마 당선자는 New Apollo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내 제조업을 부흥시키고, 미국의 에너지 안보를 보장하며, 고소득 일자리 500만 개를 창출할 계획이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미국이 기후변화와 국가안보에 대처하고 미국 경제가 움직이는 방식까지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New Apollo 프로젝트의 특징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 New Apollo 프로젝트는 투자규모면에서 세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달러금액으로 환산한 총 투자금액이 1,500억 달러로 960억 달러로 지금까지 최대였던 아폴로 프로젝트를 1.5배 이상 상회하고 있다.
(프로젝트의 동인은 경제위기와 미래이슈 선점) 미국이 직면한 '위협(threat)'이라는 기준에서 보면 맨해튼 프로젝트는 전쟁, 그리고 아폴로 프로젝트는 냉전, 에너지관련 R&D는 고유가였다. 이에 비해 New Apollo 프로젝트는 환경과 에너지 이슈에서 미국의 산업 경쟁력을 재탈환 하자는 경제적인 이유가 프로젝트의 가장 직접적인 동인이다. 이와 함께 최근의 경제위기를 타파하고자 하는 경기부양적 측면이 강하게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이전 프로젝트와 비교하여 단기간에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그만큼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젝트의 대상은 제조업) 맨해튼 프로젝트와 아폴로 프로젝트는 투자주체와 ‘개발된 기술의 고객(technology customer)' 측면에서 정부의 비중이 대부분이었다. 기존의 에너지관련 프로젝트는 불특정다수의 민간부분이었다. 이에 비해 New Apollo 프로젝트는 투자와 ’개발된 기술의 고객’에서 민간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제조업이 강조되고 있다. 미국정부는 제도와 법령, 행정지원 등을 통해 민간부문에게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투자를 독려하며, 기술개발과 신산업 활성화를 유도하여 역할에 보다 집중할 것이다.
(프로젝트의 출발점은 자동차 산업) New Apollo 프로젝트의 출발점은 자동차 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환경과 에너지 분야의 미래 기술을 확보하면서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가장 좋은 구심점이 자동차 산업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산업은 중산층의 삶을 보장하는 아웃소싱이 없는 5백만 개의 ‘녹색 일자리(green jobs)’ 를 창출하는 고용 과 관련된 오바마의 공약과도 가장 적합하다. 또한 자동차 산업은 하이브리드차, 연료전지차, 수소차 등 2015년까지 기술개발과 보급의 대변혁이 예상되므로 프로젝트의 상업적 결과를 확인하는 측면에서도 가장 유리하다.
(프로젝트의 간접효과는 경기 부양과 경제구조 변화) ‘거품옹호(pro-bubble) 이론’에 따르면 거품은 종종 인류사회의 발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실제로 아폴로 프로젝트는 ‘좋은 거품’의 전형으로 경기 활성화는 물론 미국 사회를 크게 변화시켰다. New Apollo 프로젝트 또한 미국의 경제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강조되었고 막대한 투자가 약속되었다는 면에서 ‘좋은 거품’의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에너지에 기초한 경제로 전환하는 것 이외에 미국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오바마의 주장대로 ‘미국사회 전체의 변화 (Change)’를 가져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 한국의 ‘기후변화 대응 종합계획’과의 비교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녹색성장전략인 ‘기후변화대응 종합계획(이하 종합계획)'과 오바마의 New Apollo 프로젝트를 질적인 측면과 양적인 측면에서 비교해 보았다. 질적인 측면에서는 New Apollo 프로젝트가 신성장 동력, 일자리 창출, 미래경쟁력 확보, 제조업 부활, 녹색 경제로의 전환 등 복합 목적의 New Deal형 프로젝트인 반면, ’종합계획‘은 기후변화와 환경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구체성이 부족하다. 양적인 측면에서의 차이도 크다. 한국이 ’종합계획‘을 통해 녹색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계획하는 투자금액은 5년 동안 매년 1조 원 씩, 총 5조 원 (58억 달러)으로, GDP 대비 약 0.1% 수준이다. 반면에 미국의 New Apollo 프로젝트의 총 투자규모는 1,500억 달러로 한국의 25배이며 년 간 투자액은 150억 달러로 13배, GDP 대비로는 약 0.5%로 5배 이다.
4. 대응방안
첫째, 녹색경제와 관련된 R&D 투자규모와 확대하고 기간을 장기화하여야 한다. New Apollo 프로젝트가 추진되면, 양국 간 경제규모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녹색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한국의 투자액은 미국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미래의 녹색 경쟁력을 확보하고 녹색산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R&D 투자의 절대규모와 기간을 대폭 확대하여야 한다.
둘째, 탄소세 도입 등 환경규제 강화에 대비하여야 한다. 현재 새로운 미국 정부가 New Apollo 프로젝트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마련하고, 경제구조 변화를 가속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탄소세(carbon tax) 도입과 탄소배출권 판매시기를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는 국내 수출기업들이 탄소세 부담을 줄여야 미국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유지하는 시기도 빨라짐을 의미한다. 따라서 생산과정을 친환경적으로 전환하고 환경 투자를 확대하는 등 수출품의 탄소함유량을 낮추려는 노력을 가속화 하여야 한다.
셋째, 미국의 녹색경제로의 전환을 새로운 시장창출의 기회로 활용하여야 한다. 예로써, New Apollo 프로젝트는 2025년까지 미국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25%를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을 이용하여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태양광과 풍력발전에 필요한 소재와 장비 시장의 급격한 성장을 의미한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은 수요 선점을 위하여 관련 제품의 개발을 가속화 하는 한편, 국제 표준 획득을 위한 노력도 확충해야 한다.
넷째, 녹색경제에 대한 R&D 분야에서의 국제 공조를 확대해야 한다. 녹색산업은 아직 실험적이기 때문에 R&D에 소요되는 기간과 자금이 원례의 계획을 크게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개발 단계에서부터 국제 공조를 확대하여 경제적인 부담은 나누고 표준 확립을 위한 국제적 협의는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미국, 유럽 등 핵심 선진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 연구를 확대하는 것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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