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와 마케팅의 차이
홍보(弘報)를 말뜻대로 해석하면, 널리 알린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말로 홍보와 정확히 대응하는 영어 단어는 없으나, 학계에서는 홍보를 PR(Public Relations, 공중관계)과 같은 분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홍보는 일반적으로 기업, 단체, 정부기관 등 조직이 공중과 쌍방향 의사소통을 통해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미국PR협회는 PR을 “조직과 그 공중 간에 서로 유익한 관계를 형성해주는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공중은 소비자에 국한하지 않고 일반 대중, 언론, 정부 외에 사내 직원도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조직 내부 구성원에 대한 홍보는 사내 홍보라고 합니다.
광고는 금전적 이득을 발생시키기 위해 광고주로서 돈을 지불하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미디어나 옥외시설 등에 노출하는 것을 뜻합니다. 광고는 마케팅의 한 영역입니다. 직접적인 효과를 얻고자 하는 광고와 달리, 홍보는 당장 매출에는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인지도를 높이고 장기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에 따라 상당수 기업이 사회공헌이나 사회책임경영 활동을 홍보 부서가 맡고 있습니다.
마케팅은 상품에 대한 판매 증진을 목표로 하는 활동입니다. 따라서 광고는 마케팅의 한 가지 방법입니다. PR에서는 대중 매체가 유리한 보도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활동을 알리기 위해 보도자료를 작성해 대중 매체에 배포하고, 대중 매체의 보도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입니다.
홍보는 제품 홍보, 투자자 및 주주 홍보, 기업 홍보, 사내 홍보 및 정부 홍보 등 여러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제품 PR은 신제품의 시장 출시를 관리합니다. 투자자 홍보는 주주 및 고객과의 관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PR과 마케팅의 3가지 차이점
PR과 마케팅의 차이점을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기능
홍보의 기능은 핵심 대중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마케팅은 시장 조사 및 광고를 포함하여 제품 또는 서비스를 홍보하고 판매하는 것입니다.
- 대상 고객
마케팅의 대상은 고객입니다. 마케팅 담당자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합니다. PR의 대상은 고객을 비롯해 미디어, 프로슈머, 투자자, 공급자, 사내직원 등 매우 다양합니다.
- 성공 기준
마케팅 캠페인은 판매 목표를 달성하고 이익과 높은 ROI를 달성하고자 합니다. 홍보 전문가는 주요 잠재 고객과의 상호 유익한 관계를 만드는 데 성공했는지를 갖고 성공을 정의합니다.
PR 담당자와 마케팅 담당자가 하는 일은 어떻게 다른가?
- PR 담당자
- 제품 출시나 행사에 대한 보도자료 작성
- 기자들과 만나 회사의 소식을 언론에 알리기
- 업계 중요 행사에서 임원의 연설 기회 확보하기
- 미디어 간부와 영향력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 구축
- 회사 대표이사의 메시지와 연설 관리 및 업데이트
- 사내 직원에게 보내는 뉴스레터 작성
- 회사 위기 시 미디어에 대처하기
- 마케팅 담당자
- 새 제품에 대한 광고 캠페인 만들기
- 라디오, TV 또는 온라인에서 가장 적합한 광고 상품을 구매
- 브로우셔, 웹사이트 페이지를 만들기
- 판매팀과 협력해 제품에 대한 FAQ와 설명자료를 작성
- 마케팅 캠페인의 대상과 방향을 파악하기 위해 산업 및 고객 조사 수행
- 고객을 위한 주간 뉴스레터 초안 작성
PR과 마케팅의 성공 기준은 어떻게 다른가?
- 마케팅의 성공 기준
- 판매되는 제품이 판매 목표를 달성했거나 초과했습니까?
- 마케팅 캠페인에 쓴 돈과 제품 판매로 얻은 수익을 비교하면 투자 수익률(ROI=Return on Investment)이 높았습니까?
- 제품이 고객과 인플루언서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습니까?
- 홍보의 성공 기준
- 주요 신문과 TV에 회사와 상품에 대해 언론 매체가 긍정적으로 보도했습니까?
- 회사 임원이 업계 행사에서 강력한 연설을 통해 회사에 대해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까?
- 업계 행사에서 큰 상을 수상했습니까?
- 블로거, 소셜 인플루언서, 언론인으로부터 제품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얻어냈습니까?
PR과 마케팅의 중첩
PR과 마케팅은 서로 중첩되는 영역이 많습니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 PR과 마케팅이 서로 다른 일을 하지만, 회사 규모가 작을수록 양쪽이 하는 일이 겹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소셜미디어가 등장하는 등 미디어 환경 변화로 홍보와 광고, 마케팅 영역 간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습니다. PR 회사들이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전통적으로 광고회사가 하던 일까지 PR 회사가 소화하는 것입니다.
홍보라는 단어의 유래
한자로 넓을 홍(弘) 알릴 보(報)의 합성어인 홍보는 중국에서 온 말 같지만, 일본 사람들이 만든 일본식 한문조어입니다. 일본에서는 홍보 대신 광보(廣報)를 PR과 같은 뜻으로 사용합니다. 중국에서는 선전(宣傳) 또는 PR의 번역어인 공공관계(公共关系)라는 단어를 홍보 대신 사용합니다.
한자문화권에서 홍보라는 단어를 쓰는 곳은 한국밖에 없습니다. 반면 광고(廣告)란 말은 일찍이 광고가 발전한 일본에서 만들어졌지만, 한국, 중국, 일본에서 모두 똑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우리만 홍보라는 말을 쓰게 된 것일까요? 홍보라는 단어의 유래는 2011년 일본에서 출간된 ‘일본의 광고·PR 100년’에 잘 나와 있습니다.
홍보라는 단어가 등장한 것은 1886년 일본에서 홍보당(弘報堂)이라는 이름의 신문광고대리점이 만들어져 크게 성장한 데서 유래합니다. 일본은 만주를 손에 넣기 위한 선전전을 펼치기 위해 남만주철도 총재실에 홍보과(弘報課)를 두고, 1936년 만주홍보협회를 만들었습니다. 이 협회는 만주의 말단 행정 단위에까지 조직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일제 하에서 홍보라는 단어가 한국에서도 자연스럽게 많이 쓰이게 되었습니다.
1945년 일본이 패망하자 미군정은 일본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퍼블릭 릴레이션스 오피스(Public Relations Office, PRO)를 설치하도록 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홍보(弘報)’란 말을 쓰려했으나, 당시 일본 정부의 상용한자에 홍(弘)자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광보(廣報)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 일본에서는 광보가 PR이란 뜻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광복 이후 한국에서는 홍보보다 공보(公報)라는 말이 흔히 쓰였습니다. 정부부처마다 공보실, 공보부가 생겼고 공보만 전담하는 공보처도 등장했습니다. 반면 민간에서는 홍보라는 말이 자주 사용됐습니다. 특히 1970년부터 대기업마다 홍보실 조직이 생기면서 홍보담당자가 기자들을 자주 접촉하기 시작했습니다. 군사 정부가 민간 정부로 바뀌면서 각 정부 부처 공보(公報)실도 홍보담당관실로 명칭이 바뀌었고, 청와대에도 홍보수석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는 홍보라는 단어 대신 PR, 커뮤니케이션이란 단어가 점차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한국홍보학회가 2009년 학회 회원의 의견수렴을 거쳐 학회 명칭을 한국PR학회로 바꾼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학회가 홍보 대신 PR(Public Relations, 공중관계)이라는 용어를 쓴 것은 PR 활동을 전통적인 매스 미디어 중심의 언론 홍보(Publicity)에 한정하지 않고 PR학의 근원적인 의미인 공중관계학으로 재정립해 발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름을 바꾼 것입니다.
언드, 페이드, 온드 미디어의 차이는?
인터넷 혁명으로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PR이 발전하면서 선진국에서는 기업의 미디어 전략 수립, PR 예산의 배분 등을 할 때, 미디어를 페이드 미디어(Paid Media), 언드 미디어(Earned Media), 온드 미디어(Owned Media)로 나누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전통적으로 페이드 미디어가 강세를 보였다면 최근 들어서는 언드 미디어와 온드 미디어의 중요성이 매우 커졌습니다. 아래 3가지 종류 미디어 간의 차이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페이드 미디어(Paid Media)
돈을 내고, 미디어의 일부 공간이나 시간을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쇄광고, 방송광고, 배너광고, 검색광고, 다이렉트 이메일, 제휴마케팅 등을 통한 방문자 유입과 콘텐츠의 노출, 매출 증가 활동을 의미합니다.
- 언드 미디어(Earned Media)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기자, 블로거, 인플루언서 등을 대상으로 하는 보도자료 배포 등 PR 활동을 일컫습니다. 이를 통해 언론의 보도, 사용자 생산 콘텐츠(UCC) 등의 결과를 얻는 활동을 의미합니다.
- 온드 미디어(Owned Media)
회사가 소유한 미디어를 의미합니다. 자사의 웹사이트, 블로그,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그리고 공식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 채널도 포함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소매 매장의 광고나 브로우셔 같은 오프라인 채널도 온드 미디어에 속합니다.